[사설] 재정자립도 10%짜리 군수 후보들이 내놓는 현금 살포 공약
기초자치단체장 4명을 뽑는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현금 살포성 공약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남 곡성·영광군수 재선거 공약으로 ‘연간 100만원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기본소득 지…
기초자치단체장 4명을 뽑는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현금 살포성 공약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남 곡성·영광군수 재선거 공약으로 ‘연간 100만원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기본소득 지…
중국이 대규모 경기와 증시 부양책을 발표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만큼 상하이종합지수가 오랜만에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중국 경기와 증시 앞날에 대한 예측기관의 시각은 기대보다 여전히 차갑다.‘9·24 대책’이라고 불리는 이번 부양책은 세 가지 면에서 종전과 다르다. 무엇보다 판궁성 인민은행장,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 총국장, 우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 금융기관 3대 수장이 직접 나선 점이다. 중국 경제와 증시 상황이 심각하고 정부의 부양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동시에 암시한다. 시 주석도 이번 대책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뒷얘기까지 들린다.대출우대금리(LPR),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등 모든 정책금리뿐만 아니라 정책성 금리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내렸다. 이번 금리 대책도 눈에 띈다.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려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컷과 보조를 맞췄다. 금융 문제부터 푸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정책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금리 인하와 함께 유동성을 대규모로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우리 돈으로 200조원에 가까운 유동성 공급 계획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9년 리먼브러더스 위기 당시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추진한 헬리콥터 벤식 대책에 비유된다. 금융 문제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신용경색을 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번처럼 부양책 규모를 크게 가져가는 것은 그만큼 중국 경제와 증시에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성장 경로상 ‘외연적 단계’에서 ‘내연적 단계’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중국 경제와 증시는 5중고(고임금·고금리·고세율·고규제&midd
예술가는 인고의 시절을 인내한다. 작품이 돈으로 바뀐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저 세상을 향한 자신의 관점을 드러낸다.인내의 결과가 세상의 인정을 받는 건 작가의 영역이 아니다. 전무후무한 걸출한 예술가도 생전에 외면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동시대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차이가 크지 않은 작가는 운이 좋다. 타협과 자기모순 없이 자유롭게 자신을 드러내도 사랑받을 수 있다.그럼에도 모든 창작자는 불안하다. ‘희망의 여백이 두렵다’는 박경리 작가 말마따나, 희망은 때로 사람을 타협과 기만에 빠뜨리며 자신을 나약하게 만든다. 성공 원인이 때로는 도태와 패착의 배경이 된다.며칠 전 메타가 스마트 글라스 ‘오라이언(Orion)’을 공개했다. 안경으로 스마트폰과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오라이언을 스마트폰을 이을 ‘컴퓨팅 디바이스’로 소개했다. 메타버스에 집중하겠다며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한 그다. 하지만 지속해서 투자한 증강, 가상현실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메타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일이 늘었다. 저커버그는 소셜미디어를 이끈 원 히트 원더(한 곡의 큰 성공을 거둔 후 지속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아티스트)가 될까, 아니면 스티브 잡스 계보를 이을 아이콘이 될까.“내가 살아 있을 때는 작품이 안 팔릴 것이오. 그러니 그림으로 우리가 살 수 있다는 생각은 마시오.” 화백이 아내에게 건넨 말이다. 내외는 그림이 돈으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매일 여덟 시간씩 그림을 그렸다. 작품이 처음 팔린 건 1975년 나이 ‘예순’
소셜미디어에서 20~30대 중반의 젊은 세대를 보면, 엄청난 열정과 깊은 고민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이들의 말과 글에는 늘 ‘성장’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현실 세계, 현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업무는 제가 성장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회사가(리더가) 저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돕고 있는 거 같지 않습니다’ 등의 말이 다양한 루트에서 나온다. 이미 높은 퇴사율을 경험한 많은 조직은 이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하루하루 일에 치인다는 핑계로 자기계발을 포기하거나 별다른 비전 없이 자신을 소모하며 사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성장을 도모한다는 건 참 멋진 일이다. 그럼에도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 역량 강화, 커리어 트랙에서의 ‘성장’이 이뤄지는 과정을 굉장히 체계적으로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마치 사교육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강의 프로그램처럼 여기는 모습이 있다는 것이다. 5년 차 이하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회사가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종종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그런 프로그램은 필요하다. 그러나 회사가 각자 다른 업무를 맡은, 다른 개성과 역량을 지닌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성장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이쯤에서 막연한 개념일 수 있는 성장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국어사전을 보면 성장이란 ‘생명 생물체의 크기·무게·부피가 증가하는 일’이라고 쓰여 있다. 이를 업무 및 커리어 트랙에서의 성장으로 치환하면 ‘한 개인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업무의 크기와 무게, 전체적인 범위가 증가하는 일’ 정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경기 침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경제의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대비 수익에 대한 회의가 번지고 반도체 고점론이 제기되는 것은 한국 기업에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일이다. 올바른 기업 경영을 위해 회피해야 할 주의사항과 주목할 필요가 있는 글로벌 기업의 행보를 정리해 본다. 타조 증후군과 지적 정직성타조가 맹수나 사냥꾼을 만나면 모래에 머리를 파묻는다. 이런 타조의 특성에서 이름을 딴 ‘타조 증후군’은 어려운 일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현실을 부정하려는 성향을 말한다. 기업이 문제 대응을 거부하거나 소극적으로 임하면 나중에 심각한 화를 입게 된다.이런 타조 증후군을 회피하기 위해서였을까. 세계 반도체 1위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적 정직성(intellectual honesty)을 주요 경영 지표로 삼는다. 지적으로 정직하다는 것은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하는 정신으로 해석된다.“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 가치가 있습니다. 위험을 감수하는 관용과 실패로부터 배우는 능력입니다. 이 둘은 지적 정직함을 기반으로 합니다. 지적 정직함이란 실수를 숨긴 채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 대신 필요하다면 솔직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수정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젠슨 황 CEO가 지난해 한 말이다. 불확실할수록 젠슨 황이 내세운 지적 정직함의 의미를 곱씹어봐야 한다. 샌드위치 증후군과 근로자 지원프로그램샌드위치 증후군은 성과를 강요하는 직장 상사와 능력 있는 부하 직원 사이에서 압박감을
한국은 인공지능(AI) 전략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절대 2강의 틈바구니에서 AI 분야 주요 3개국(G3) 지위를 차지할 수 있느냐, 10위권 바깥으로 추락할 것인가의 갈림길을 맞이한 것이다.AI 분야는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캐나다가 5강을 형성하고 있고, 그 밑의 자리를 독일, 스웨덴, 이스라엘, 인도, 일본, 한국 등이 경쟁하는 처지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은 AI 투자와 정책의 파편화 탓에 나눠먹기식의 비효율이 만연해 있다. 산학 간, 산업 간, 산업 내 시너지도 전혀 나지 않는다.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에 기반한 ‘연합 AI 산업 생태계 육성 전략’을 제안한다. 연합학습은 기관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노출하지 않고 로컬에서 독립적으로 모델을 훈련한 뒤 데이터가 아닌 AI 모델을 통합해 하나의 강력한 AI 모델을 구축해 참여 기관들이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는 데이터 보호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하는 정부기관이나 민간 기업 모두에 중요한 돌파구를 제공한다.미국과 중국은 ‘초거대 프런티어 AI 전략’과 ‘오픈소스 전략’을 혼합해 채택하고 있다. 한국은 연합 AI 전략으로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2강을 따라 하는 전략으로는 3강도 어렵다. 시장경제 원리에 잘 맞는 첨단 창의적 전략을 통해 3강에 안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각 산업 분야에서 최고 성능의 연합 AI를 구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뱅크 제도를 정립해 선도하면 전 세계 데이터가 한국의 데이터 뱅크 관리하에 놓인다. 데이터 뱅크 제도는 데이터를 AI 엔진의 연료로 활용하는 동시에 해당 주체에 철저한 보상을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AI 구조를 세계 최초로 실현할 것이
멕시코는 ‘할라피뇨’로 대표되는 ‘매운맛’의 나라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식문화가 우리와 비슷해서인지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지난달 5~8일에는 중남미 지역 최초로 ‘K푸드 페어’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 참여한 현지 소비자와 수입업체들은 김치, 떡볶이, 유자차 등 우리 농식품에 큰 호응을 보였고 행사 직후 총 200만달러 규모의 현장 계약과 양해각서가 체결되는 성과가 있었다.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 수출도 중남미 지역에서 급성장세다. 올해 1~8월 라면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7% 늘어난 8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중남미가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라면 수출이 전년 대비 66% 늘어나 세계 증가율의 두 배를 웃돌았다.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가 주요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하는 배경엔 중산층 증가에 따른 구매력 상승이 있다. 최근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에 인접한 중남미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니어쇼어링’ 현상의 영향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 농식품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K콘텐츠’의 꾸준한 인기도 ‘K푸드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8월 중남미에 대한 농식품 수출액은 1억5400만달러로 작년보다 19.4% 증가했다. 정부는 중남미를 향후 우리 농식품 수출의 새로운 전략시장으로 보고 적극적인 시장 개척 활동을 추진 중이다.그 일환으로 멕시코 현지 소비자 대상으로 K푸드 홍보 영상을 찍어 SNS에 공유하는 챌린지를 진행하고,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김치, 즉석밥, 라면 등을 현지 기업 구내식당에서 제공하는 ‘K푸드 급식의 날’을 추진해 멕시코인의
처음 폭염을 만난 것은 1994년 여름이었다. 가건물처럼 지어진 옥탑방에서 자취하는 학생에게는 더욱 잔인한 더위였다. 무작정 긴 노선의 버스를 타고 열대야로 부족했던 잠을 채우거나 책을 읽기도 했다. 그래도 견디기 힘들 땐 노래방이나 비디오방을 찾아 나섰다. 그랬던 1994년의 폭염은 ‘개같은 날의 오후’라는 영화로도, ‘응답하라 1994’ 같은 드라마에도 기록돼 있다.2018년의 폭염은 이른바 ‘폭염 불감증’에 빠져 있던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더워 죽겠네, 추워 죽겠네, 배고파 죽겠네라는 말을 생각 없이 달고 살아왔지만 진짜로 ‘더워 죽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키우던 고양이가 폭염 탓에 원인 모를 피부병에 걸렸고, 고양이를 데리고 병원을 왔다 갔다 하다가 온열질환을 경험했다. 결국 그해에 큰맘 먹고 에어컨을 들여놨다.<폭염 살인>이란 책이 있다. 저자 소개란에 ‘전 지구를 가로지르며 참혹한 기후 재앙의 현장을 전해온 최전선의 기후 저널리스트’라고 적어놓은 제프 구델이 썼다. 이 책은 2023년, 그러니까 1년 전에 이미 인간의 ‘적응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주장한다.그런데 이 책의 2장인 ‘열과 진화’ 편은 매우 흥미롭다. 인간의 적응 가능 범위를 벗어났다는 폭염에 대한 의미를 진화론과 연결해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지구가 뜨거워지는 속도를 우리의 진화 속도가 따라갈 수 없을 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보통 인정머리 없고 차가운 사람(원래는 남자)을 ‘냉혈한’이라고 한다. 차가운 피를 가졌다는 뜻이다. 반면에 뭔가 열정을 쏟을 일이 생기면 ‘피가 끓
스포츠 경매 사상 최고가는 홈런왕 베이브 루스의 유니폼으로 올 8월 2412만달러(약 318억원)에 팔렸다. 1932년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컵스 간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양키스의 베이브 루스가 자신이 가리킨 방면으로 홈런을 친 전설적인 ‘예고 홈런’ 때 입었던 유니폼이다. 미술 작품으로 치면 모나리자급 대우다.베이브 루스만큼 스포츠 경매시장에서 대접받는 사람이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다. 조던은 운동화 경매 부문 신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다. NBA 파이널에서 여섯 번 우승한 조던이 매번 파이널 시리즈에서 신었던 농구화 중 한 족씩, 총 6족 컬렉션이 소더비 경매에서 803만달러(약 105억원)에 낙찰됐다. 과거 조던의 챔피언 결정전 승리 이후 기념사진을 보면 농구화 한 짝만 신고 있는 사진이 많은데, 나머지 한 짝은 시카고 불스 홍보 담당자가 경기 직후 조던으로부터 직접 전달받아 보관하고 있었다. 조던이 시카고 불스 소속으로 뛴 마지막 해인 1998년 NBA 챔피언 결정전 때 신었다가 경기 후 친필사인을 해 볼보이에게 선물한 에어 조던 13 모델은 단일 운동화 최고가(220만달러)다.메이저리그(MLB) 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수립한 오타니 쇼헤이의 홈런볼이 여러 가지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홈런볼을 주운 행운아 남성 관중은 LA 다저스의 30만달러(약 4억원) 사례금을 거부하고 경매를 택했다. 최초 입찰가는 50만달러이나 450만달러(약 60억원)를 제시하면 경쟁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조건이다. 만일 이 가격에 곧바로 낙찰된다면 1998년 마크 맥과이어의 시즌 70호 홈런공(305만달러)을 넘어 홈런볼 경매가 신기록을 세운다.오타니 홈런볼은 경매 최고가 경신 여부와 함께 법적 이슈도
우표를 최근 언제 썼는지 떠올려봤다. 기억을 되짚어보니 20여 년 전 군 복무 시절이 마지막이었다. 지금 40대 이상에게 우표는 필수품이었다. 지금 같은 이메일이나 SNS가 없던 어릴 적에 편지와 엽서가 글을 전하는 주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우표 수집도 대개 즐겼던 취미다. 나이가 들고 보니 그 많은 수집 우표들이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도 미스터리다.올해는 우체국이 등장한 지 140년이다. 삼일천하라는 말을 남긴 갑신정변이 일어난 곳이 1884년 말 우정총국 개설 축하연이었다. 우체국 유통망은 일제 치하에서 식민 지배와 태평양 전쟁의 물자 조달 통로로 악용됐다. 해방 후 체신부와 정보통신부를 거쳐 2000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우본)가 됐다.우본은 특별회계로 6조원이 넘는 예산을 쓴다. 전국에 3300여 개 우체국과 물류센터에 해당하는 집중국 25곳이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쳐 4만 명 이상을 거느린 정부 최대 조직 중 하나다. 올해 예산은 전년 5조7726억원보다 15%가량 늘어난 6조6208억원. 약 4조원을 우편에 쓰고 예금 사업에 2조2500억여원, 나머지 약 3000억원은 보험 사업에 쓴다. 우본이 판매하는 금융 상품은 5000만원 예금자 보호 한도가 없다. 금리는 낮지만 안전 자산으로 인기다.그러나 주력인 우편 사업은 만년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우본은 택배와 등기를 뺀 일반우편 사업에서 지난해 1682억원 적자를 냈다. 일반우편 한 통당 수입은 지난해 기준 539원. 원가는 1조2376억원이었는데 수입은 1조원을 약간 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임대료 수입, 부동산 매각 등 1400억여원을 조달해 적자를 최대한 줄인 게 이 정도다. 서울 여의도와 명동 오피스 대부분을 임대하고 있는
“스타트업 시장이 안 좋다는 말이 많으니 도전하기 무서워요. 먼저 창업한 선배들도 취업부터 하라고 조언합니다.”최근 한 창업경진대회에서 만난 창업 동아리 소속 대학생이 꺼낸 말이다. 상을 탄 사업 아이템으로 회사를 차릴지를 묻자 돌아온 답이었다. 대회에서 수상한 또 다른 학생은 “그동안 창업경진대회에 꾸준히 나갔고 해커톤에도 출전했지만, 이제는 취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삶의 주요 선택지에 ‘창업’을 넣어뒀던 청년들이 꿈을 접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의 창업 고려율은 1년 새 5.5%포인트 하락했다. ‘취업보다 창업’이란 구호가 곳곳에서 들린 몇 년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들의 선배 중엔 학생 때 창업해 투자까지 받아낸 사례가 적지 않았다. 여러 대학에 벤처 학과가 생겼고 창업 코스도 신설됐다. 하지만 최근엔 학생 창업 열기가 이전 같지 않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은 사업 기획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까지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그만큼 창업 허들이 높아졌다는 얘기”라고 말했다.그럴 만한 게 요즘 벤처 투자 생태계는 후기 스타트업 위주로 돌아간다. 벤처캐피털(VC)이 안정적인 투자금 회수를 중요시하면서 생긴 일이다. 시드 투자 시장에서도 중고 신인만 찾는다. 성공적인 엑시트(회수) 경험이 있는 창업자가 쟁쟁한 이력을 갖춘 인사들로 드림팀을 꾸려 나와야 투자자의 눈길을 끌 수 있다. 경력이 짧은 청년 창업자들은 VC 앞에서 피칭(사업 모델 설명)할 기회를 얻기도 쉽지 않다.정부 창업 정책도 ‘될 놈’에만 집중하자는 분위기다. 극초기 창업을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