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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응준의 시선

    • 샴페인전체주의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핵심을 돌파하는 논객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녀는 1982년 즈음에 쓴 ‘전체주의에 대하여’라는 에세이에서 우선, 역사에서 추출되는 전체주의의 특징들을 지적하는데, 곱씹을 만한 항목들만을 정리하면 ...

      2024.09.26 17:49

       샴페인전체주의
    • 낭만이라는 악의 씨앗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 에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과 함께 세계 3대 르포문학의 하나인 <카탈로니아 찬가>는 스페인내전 종전 한 해 전인 1938년 4월 25일 발행됐다. 작가 조지 오웰은 종군기자로서, 공화파 민병대로서 체험한 스페인내전을 이 책에 ...

      2024.09.05 17:32

       낭만이라는 악의 씨앗
    • 거대한 착각

      제33회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신의 잘린 목을 든 채 창가에 서 있었다. 센 강변 콩시에르주리에서 연출된 이 가관은 프랑스 대혁명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인식 수준을 드러낸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가짜뉴스의 희생자라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

      2024.08.15 17:20

       거대한 착각
    • 운명

      30년 전, 이십대 중반이던 그는 환란 속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도맡아 병구완해드리던 어머니는 비극적으로 돌아가시고, 집안은 풍비박산 났다. 학업마저 중단한 채 반지하 단칸방에서 쫓겨나 낯선 곳들을 떠돌았다. 어디서 무엇을 새로 시작해야 할지 캄캄했다. 그나마 버틴 건...

      2024.07.25 17:55

       운명
    • 저들보다 더 나쁜 우리

      2009년 출간된 장편소설 <국가의 사생활>에는 다음과 같은 일부 내용이 나온다. 남한이 북한을 흡수 통일한 통일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북한 출신 인물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체주의적 트라우마’에서 ‘완전하게는’ 벗어나질...

      2024.07.04 17:39

       저들보다 더 나쁜 우리
    • 견딤

      1995년 4월 25일 초판 발행된 민음사판 밀란 쿤데라의 <느림> 뒤표지 날개에는 이 소설에 대한 르몽드의 서평 일부가 실려 있다. 내용은 이렇다. ‘옛날 중국에 추앙추라는 신묘한 화가가 있었다. 그에게 황제가 게 하나를 그려달라고 했다. 추앙추는 열두 명...

      2024.06.13 18:33

       견딤
    • 고도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희곡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열외로 한다면,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대답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또한 문학 고전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제목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도 읽어본 사람은 드문 경우라면 여기서도 <고도를 기...

      2024.05.23 17:46

       고도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 안 하면 좋을 말들

      남베트남이 1975년 4월 30일 북베트남에 의해 수도 사이공이 함락돼 멸망할 적에 그곳 대한민국 대사관 이대용 공사는 탈출할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지만, 미국 대사관을 떠나는 마지막 헬리콥터에 올라타라는 제의마저 마다한 채 한국인들을 피란시키다가 북베트남군의 포로가 ...

      2024.04.14 18:15

       안 하면 좋을 말들
    • 가난한 경제적 자유주의자의 고백

      지난 3월 1일 금요일자 한국경제신문에는 ‘국민 경제이해력 50점대…경제교육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사설이 실렸다. “기본 경제 지식도 없이 사회생활을 하는 국민이 절반이 넘는다”는 등의 걱정들과 학교의 경제교육 ...

      2024.03.21 17:33

       가난한 경제적 자유주의자의 고백
    • 악기(樂器)와 무기(武器)

      이탈리아 공산당의 창시자 안토니오 그람시는 무솔리니 치하의 감옥에서 대학노트 서른두 권 2848페이지에 이르는 <옥중수고(Prison notebook)>를 1929년부터 1936년까지 집필한다. 요점을 백배 더 압축하면, ‘프롤레타리아 폭력혁명을 문화 지배에...

      2024.02.29 17:47

       악기(樂器)와 무기(武器)
    • 예술가의 자유와 인간의 도덕

      남한의 대중문화를 접한 북한의 한 중학교 교사가 ‘자유민주주의’ 지하 정당을 건설하다가 체포된 사실이 최근 전해졌다. 사상교육용 영상자료에서 북한 보안당국이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자유민주주의’라는 ...

      2024.02.08 16:21

       예술가의 자유와 인간의 도덕
    • 코끼리 냉장고에 넣기

      유행하던 농담이 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3단계 방법’이 그것이다. 첫째, 냉장고 문을 연다. 둘째, 코끼리를 냉장고 안에 넣는다. 셋째, 냉장고 문을 닫는다. 이 얘길 처음 듣는 사람은 웃게 된다.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만사와의 격차에서 오...

      2024.01.18 17:50

       코끼리 냉장고에 넣기
    • 어둠에서 배워야 할 것들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는 일이 되어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환하게 밝혀 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마르크스주의 문예이론가 게오르크 루카치의 <소설의 ...

      2023.12.28 17:45

       어둠에서 배워야 할 것들
    • 악한 양들의 사회

      1966년생 한 남성 배우가 이런 얘길 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출세작이 터지기 전까지, 나이를 두 살 높게 속였다고 한다. 한국 남자들 사이에서는 한 살 차이도 관계서열을 규정한다. 하지만 그가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았고 양심의 가책도 적잖았다....

      2023.12.07 18:12

       악한 양들의 사회
    • 너희가 극우를 믿느냐?

      장정일의 1994년작 장편소설 에는 인상적인 부분들이 있다. “열시에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아홉시 뉴스가 시작되고 있었다”,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이고 라이터를 탁자에 놓았다”, 처제가 “168㎝에 35-24-34 46㎏”이라고 했다가 “174㎝에 34-25-35...

      2023.11.16 17:38

       너희가 극우를 믿느냐?
    • 하마스가 한국인들에게 보내는 경고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어렵다. 인간은 사랑과 운명의 산물이라서 그 삶과 죽음에 대한 해석에 신의 섭리를 소환할 정도로 난해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쉽다. 국가가 인간의 필요와 의지의 산물이라서 그것이 왜 만들어졌으며 무엇을 지향...

      2023.10.26 17:55

       하마스가 한국인들에게 보내는 경고
    • 마음이 약한 이에게 슬픔이

      커피 바리스타 청년이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의 손은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다. 다만 붉어진 눈시울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을 뿐이다. 이내 그는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고는, 울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 사람으로 되돌아간다. 군중 속에서 누군가 홀로 눈물을 흘리...

      2023.10.05 17:38

       마음이 약한 이에게 슬픔이
    • 선량한 역사가 있다는 착각

      ‘순진’하다는 건 남도 나 같다고 착각하는 것이고, ‘순수’하다는 건 남도 나 같아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최근 ‘홍범도 파동’을 나는 긍정적으로 본다. ‘아픈 진실’을 견딜 수 있을 때 개인이든 국가든 강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팩트가 엄연한데 논란이 분분하니, 대중...

      2023.09.07 17:44

       선량한 역사가 있다는 착각
    • 엉터리 역사의 재구성

      얼마 전 50대 후반의 한 대학 교수가 서재에서 제일 소중한 책으로 브루스 커밍스의 을 소개하는 걸 보았다. 그 책의 요지는 이렇다. ‘1950년 6월 25일 한반도에서 터진 전쟁은 ‘내용상으로는’ 북에 의해 그날 시작된 게 아니다. 냉전시대의 국제전과 북남 내전, 이...

      2023.08.17 17:46

       엉터리 역사의 재구성
    • 허깨비 민족주의와 반국가 심리

      우연히 한 소년의 중학교 과정 검정고시 수험서를 접하게 됐다. 무심히 뒤적이다가, 사회과목 중 ‘통일 한국의 목표?’라는 문제에 규정된 정답이 ‘자주적인 민족국가’인 걸 보고는 마음이 무거웠다. 국정교과서가 없는 상황에서 검정고시의 내용은 교육부의 공인성에 특별히 값할...

      2023.07.27 18:28

       허깨비 민족주의와 반국가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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