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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곳곳에 아직도 쓰레기 소각장이 생겨나고 있다 [서평]

      쓰레기는 옛날에도 있었다. 선사 시대 유적지에서 발견되는 동물 뼛조각은 음식 쓰레기다. 초기 도시가 강 옆에 자리 잡은 것은 쓰레기 처리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었다. 하수와 쓰레기를 강물에 흘려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독일 역사가 로만 괴스터가 쓴 <쓰레기의 세계사>는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인류의 노력을 조망한다. ‘독일 논픽션상’ 후보에 올랐던 책이다. 오늘날 세계는 ‘쓰레기 위기’에 직면했다. 책도 여기에 경종을 울린다. 하지만 호들갑스럽지 않다. 쓰레기의 역사를 거시적으로 바라보며, 항상 창의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던 인류의 모습을 전한다. 전근대 유럽은 도시에서 돼지를 키웠다. 돼지는 무언가를 끄는 재주는 없다. 대신 가리지 않고 잘 먹었다. 애초에 야생 돼지가 가축화된 것도 인간 정착지에 있는 찌꺼기를 먹기 위해 제 발로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개도 아무거나 잘 먹었지만 사납고 통제하기 어려웠다. 19세기까지 돼지는 도시의 ‘쓰레기 처리자’로 활약했다. 그래도 도시는 더러웠다. 18세기 후반부터 도시는 급격히 성장했고, 사람들은 소음, 악취, 쓰레기, 배설물에 고통받았다. 그 가운데 생겨난 하나의 혁신은 ‘쓰레기 수거 시스템’이다. 도시 위생은 문명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였다. 미국 위생공학자 조지 E. 워링은 1895~1898년 단 3년 동안 뉴욕의 도시 위생 책임자로 재직했는데, 군인까지 동원하며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개선했다. 유기물 쓰레기, 재, 기타 쓰레기라 나눠 수거했다. 청소부들은 하얀 유니폼을 입어 ‘화이트 윙스’라 불렸다. 1년에 한 번 군인과 청소부 3000여 명이 참여한 퍼레이

      2024.09.27 13:53
    • 경제를 살리려거든 무형자산에 투자하라, 부동산이 아니라 [서평]

        ‘무언가 잘못됐다’. 요즘 경제학자들의 화두다. 과학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했고, 큰 전쟁도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성장률은 뚝뚝 떨어지고, 불평등은 커졌다. 지난 코로나19 사태는 마스크나 인공호흡기 같은 기본적인 도구조차 공급망 교란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  많은 경제학자가 진단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자본 없는 자본주의 리부트>은 이런 흐름에 한마디 보태는 책이다. 책을 쓴 조너선 해스컬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경제학 교수다. 스티언 웨스틀레이크는 영국 경제·사회연구지원위원회(ESRC) 위원장이다. 이들은 2017년 펴낸 전작 <자본 없는 자본주의>로 이목을 끌었다. 무형자산이 중요해진 경제를 분석한 책이다. 신작 <자본 없는 자본주의 리부트>는 책 제목이 비슷하지만 개정판이 아니다. 원제는 <미래를 다시 시작하다>다. 어떻게 세계 경제가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할지 논한다.  저자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제적 대실망은 “무형자산 투자가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부유한 나라들의 무형자산 증가율은 1995~2008년 약 3~7%였지만, 그 후 10년 동안은 단 한 해도 3%를 넘지 못했다. 무형자산이 중요해진 경제에서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됐다. 해법은 무형자산 투자를 늘리는 것인데, 이를 위해 제도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형자산은 담보물이 되기 어렵다. 유형자산처럼 쉽게 내다 팔기 어렵다.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들은 실체가 있는 유형자산을 선호하고, 이런 상황에서 무형자산 투자는 잘 이뤄질 수 없다.  벤처캐피

      2024.09.27 11:05
    • "괜찮으세요"…정용화, 공연 중단하고 무대 아래로 내려간 이유

      밴드 씨엔블루가 공연 중 응급환자가 발생하자 적극적으로 대응한 모습이 공개돼 박수받고 있다.씨엔블루는 지난 26일 저녁 진행된 서울 경희대학교 축제 무대에 올랐다.열창하던 정용화는 "잠시만요"라며 연주를 중단시켰다. 관객석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정용화는 심각한 표정으로 "괜찮으세요"라고 물으며 주변 관객들에게 "길 좀 터주세요"라고 소리쳤다.스탠딩석 관객들의 협조로 컨디션 난조를 보인 관객은 무사히 밖으로 빠져 나갔다.정용화는 "또 컨디션 안 좋으신 분 있으시냐. 밖으로 나오고 싶으신 분 지금 말씀해 달라"며 "갑자기 사람 많은 데 있으면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관객들에게 물을 건네며 "여러분 이거 팬서비스 아니다. 진짜 힘드신 분 나와달라"고 강조했다.이후 정용화는 "상황을 보고 오도록 하겠다. 다치면 안 되니까 질서를 좀 지켜 달라"고 말한 후 공연장 밖으로 나간 관객을 확인하기 위해 무대 아래로 달려갔다.경희대 측은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간격을 조금 더 벌려 달라. 물을 최대한 공급하려고 한다. 즐기는 것도 좋지만 건강하지 않으면 끝까지 즐길 수 없다. 안전하게 즐기셔야 한다"고 안내 방송을 했다.환자를 확인하고 무대 위로 돌아온 정용화는 "다치면 안 된다. 진짜 너무 가슴이 아프다. 여러분 한분 한분 다 보이니 힘들면 바로 사인 달라"고 말한 후 남은 관객들을 위해 열정적으로 노래를 불렀다.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2024.09.27 11:03
    • “AI가 모든 소프트웨어를 연결할 것” [서평]

      “인공지능(AI)이 운영체제(OS)의 지위를 넘보고 있다.” <박태웅의 AI 강의 2025>를 쓴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은 AI의 발전 방향을 이렇게 전망했다. 1~2년 안에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가 어떤 형태로든 AI와 연동하는 형태를 갖게 될 것이란 뜻이다. 박 의장은 엠파스 부사장, KTH 부사장 등을 거친 정보기술(IT) 전문가다. 이 책은 지난해 펴낸 <박태웅의 AI 강의>의 개정증보판으로 분량이 거의 2배 늘었다. 저자는 “AI 분야는 한 달에 몇 년 치 시간이 흐르는 느낌”이라며 1년 만에 개정증보판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AI는 멀티모달이 기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간 지능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처럼, AI도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동영상, 오디오 등을 두루 학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AI는 작아지고, 빨라지고, 저렴해질 것이라고 했다. 인간 두뇌는 하루에 21와트쯤의 에너지만 주어지면 뉴턴의 제2법칙 등을 생각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그는 “매일 수천 가구분의 전기를 쓰고, 몇만 대의 비싼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써서는 제대로 된 인공지능이라 부르기 어렵다”고 했다. 몸을 가진 AI, 즉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도 곧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미래 전망만 하는 책은 아니다. AI의 기술적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AI 관련 규제에 대해 설명한다. 한국이 AI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논의한다. 저자는 “AI는 우리 삶의 대부분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대비책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2024.09.27 10:54
    • "깊은 물 속에서 현대사회 광란의 속도를 벗어나는 느낌 가져보시길"

      서울시발레단이 창단 이후 두번째 작품인 <백조의 잠수>로 오는 10월 9일부터 나흘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관객을 만난다.▶▶▶[관련 프리뷰] '백조의 잠수' & '캄머 발레', 서울시발레단의 두번째 파격<백조의 잠수>는 감각적인 안무와 연출로 주목받는 안무가 차진엽(46)의 신작이다.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안무 감독을 맡아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 서울시발레단은 서울 노들섬의 새로운 연습실에서 둥지를 틀고 차진엽과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지난 25일 이곳에서 안무가 차진엽과 만나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시발레단으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은 뒤, 어떤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야 발레단에 어울릴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최근 제가 참여하고 있는 잠수 훈련이 떠올랐어요. 육지의 소리를 끊어내고, 수심 깊이 잠수해 물아의 경지에 이르는 순간이 있었는데, 거기서 현재 작품의 영감을 얻었습니다."차진엽은 프리다이빙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다. 수심 20m에서 머물러 있는 법을 터득했다. 이제는 40m대의 깊이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깊이 물에 잠겨들수록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고 명상과도 같은 편안함을 느꼈기 떄문이다.  수심의 경험에서 시작된 <백조의 잠수>는 차진엽이 2020년부터 연작으로 선보여온 창작물 <원형하는 몸>과 궤를 같이 하게 됐다. 동작보다는 몸이란 본질에 집중한다는 의도를 계승했다. 재밌는 점은 물이 지니는 상징성도 맥락을 같이한다는 점이다. <원형하는 몸>에서도 물이 상징적으로 등

      2024.09.27 10:44
    • 日여행 가던 한국인들 '돌변'…임시공휴일 낀 10월 '이곳' 간다

      국군의 날(10월1일)이 임시공휴일이 포함된 10월 첫 주에 국민 10명 중 절반가량이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27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국민 여행 의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만 19~69세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8.3%가 첫 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10월 첫 주 여행을 계획 중인 응답자의 80.7%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새롭게 여행을 계획' 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정부가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개천절(10월3일)과 함께 징검다리 황금연휴가 생겼다. 이 기간 계획에 따라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6일까지 쉴 수 있다.임시공휴일을 포함해 떠나는 여행은 국내 여행이 86.5%로 해외여행(13.5%)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발생한 퐁당퐁당 휴일이 국내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국내여행은 가족과 함께 떠난다는 비중이 전체 69.6%로 가장 높았다. 목적지는 강원 지역이 25.1%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부산(15.1%), 제주(10.8%)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여행 목적으로는 맛집방문(58.4%), 휴식 및 휴양(49.5%) 등 이었다.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은 직장인의 연차휴가 사용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여행을 계획한 직장인 중 절반 이상(57.5%)이 휴가를 사용하여 ‘더 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휴가 유형은 개인휴가(74.2%)가 가장 높았고, 임시공휴일 전후로 '평균 1.5일'을 사용할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응답자의 절반 이상(51.7%)은 여행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계획이 없는 이유로 '집

      2024.09.27 10:42
    • '엑소' 백현, 국립중앙박물관 5000만원 기부 화제

      그룹 엑소의 백현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부를 했다는 미담이 뒤늦게 전해졌다.27일 국립중앙박물관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개최된 국립중앙박물관회 50주년 기념식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에 백현이 기부 회원 자격으로 초청되면서 기부사실이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국립중앙박물관회는 박물관을 후원하는 모임으로 박물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부와 기증 문화를 통해 유물 기증, 전시실 개선 사업, 학술, 교육의 발전을 돕고 전통문화 보급 등 공익적인 문화 사업을 목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백현은 앞서 지난 1월 환수되지 못한 우리 유물들을 되찾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5000만원을 기탁했다. 기부금은 여러 나라에서 환수되지 못한 우리 유물들을 우리나라의 후손들을 위해 되찾아오는데 사용되고 있다.백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더욱 좋은 전시 환경을 갖추고 환수되지 못한 우리 유물들이 제자리로 돌아와 많은 사람들과 온전히 교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백현은 지난 9월 6일 발표한 미니 4집 '헬로, 월드'(Hello, World)로 초동(발매 첫 일주일간 음반 판매량) 판매량 109만6995장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2024.09.27 10:18
    • "홍명보, 대한민국이 날 버렸다고"…안정환 과거 발언 재조명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최근 국회에 소환돼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2002 한일 월드컵 신화를 같이 쓴 전 축구 국가대표이자 방송인 안정환이 한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정환이 지난 2018년 KBS2 예능 '대화의 희열'에서 한 말이 확산하고 있다. 당시 그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H조 최하위 성적을 거두며 실망감을 안긴 홍 감독과 함께 술을 마신 이야기를 전했다.안정환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함께 지도자를 하기로 약속이 돼 있었다"면서 당시 홍 감독의 국가 대표 감독 경질과 함께 자신의 지도자 길도 무산이 됐다고 밝혔다.MC들은 홍 감독이 2002 월드컵에서는 선수로 4강 신화를 쓰고,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감독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는 점을 들어 과거 그가 영광스러운 시절이 있었음을 상기시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안정환은 "홍 전 감독이 지도자로 계속 갔으면 대한민국에 쉽게 나오지 못하는 지도자가 됐을 수도 있다"고 두둔했다. 다만 "성적이 안 나왔기 때문에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부분은 감독이 책임져야 하니까, 아쉬운 부분이지만 결과가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한 번은 퇴진하고 둘이 술을 같이 마시는 데 이런 얘기를 하더라"며 "'정환아,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고 전했다. 안정환은 "그런 리더 역할을 많이 하지 않았냐"고 아쉬움을 나타냈다.그러면서도 그는 "제가 그랬다. '그러니까 전술을 좀 잘 쓰지 그랬어. 형님 좀 잘하지'"라고 말해 MC들을 폭소케 했다.홍명보호 2기는 지난 7월 출항 후 각종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현재까지 약체인 팔레스타인

      2024.09.27 09:55
    • 뉴진스까지 나서더니…민희진, 대표이사 해임 후 '깜짝' 근황

      하이브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공개 강연에 나선다. 대표이사 해임 이후 공식 석상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뉴진스 멤버들까지 그의 복귀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라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민 전 대표는 27일 오후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 열리는 '2024 현대카드 다빈치 모텔'에 강연자로 나선다.강연 주제는 'K팝의 공식을 깨는 제작자, 민희진의 프리스타일'로 오후 9시부터 약 100분간 진행된다. 그룹 뉴진스를 성공시킨 제작자로서, 기획 단계부터 뉴진스가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 등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향해 경영권 찬탈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권을 발동한 데 이어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현대카드 측은 행사 라인업을 변경하지 않았다.그 가운데 민 전 대표는 물론 뉴진스 멤버들까지 해임에 반발하며 하이브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낸 상태다. 이에 더해 하이브 PR의 뉴진스 성과 폄하 의혹, 민 전 대표를 향한 퇴사 종용 의혹 등을 두고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뉴진스의 팬미팅·음반 작업 중단 등을 두고도 책임 공방을 벌였다.민 전 대표의 강연 시간은 50분으로 배정된 타 연사들의 2배에 달한다. K팝 제작자로서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현대카드 역시 민 전 대표의 출연을 강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 전 대표가 앞서 두 차례에 걸친 기자회견에서 거침없는 언사로 하이브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기에 이번 자리에서는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한편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유지는 가능하지만, 대표직 복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2024.09.27 09:53
    • 국화에 취해 나비 춤추는, 해수찜하고 한우비빔밥 먹는 함평

      함평의 자랑은 꽃과 자연을 활용한 축제에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국화'를 테마로 한 '대한민국 국향대전'이다. '이처럼 꽃에 진심일 수 있을까' 싶은 놀라운 작품들이 시선을 압도하고, 향긋하고 진한 꽃내음은 겨울이 지나도록 코끝을 맴돈다. 누님을 닮은 그꽃을 만나러 함평으로!오는 10월 18일~11월 3일 함평엑스포공원에서 대한민국 국향대전이 열린다. 지난 2004년 시작된 국향대전은 함평을 대표하는 가을 축제다. 국화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과 경관을 연출하고 친환경 농작물 전시·판매, 전통민속놀이 체험, 문화예술공연 등 17일간의 흥겨운 축제를 연다.명풍 국화 분재 115점, 전문가반부터 초급반까지 국화 동호회의 개성있는 분재작품 221점, 관람객들이 앞다퉈 기념 사진 남기는 대형 국화 트리, 종소리 게이트, 마법의 성 등 국화로 만든 기획 작품 75점까지 꼭 봐야 할 국화 작품이다.중앙광장 주 무대를 중심으로 가을&겨울, 국향 음악회, 추억의 DJ 뮤직박스, 지역 문화예술 단체 공연, 군민 플래시몹 경연대회, 청소년 프린지 페스티벌 등 흥겨운 행사와 소망 트리 꾸미기 체험, 국화 방향제 만들기 체험, 국화차 시음 등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 먹거리 장터와 구슬치, 투호 던지기 등 전통 놀이로 배우는 탄소 제로 놀이터 등 유의미한 부대 행사도 돋보인다.   국향대전 열리는 함평엑스포공원은 함평 여행 필수코스함평은 지난 2008년 대대적인 국가행사를 치렀다. 국제행사로 승인을 받은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함평엑스포)다. 함평엑스포의 영광은 오늘날 대한민국 국향대전으로 이어져 매년 가을이면 함평엑스포공원은 진하디진한 국화 향기로

      2024.09.27 09:24
    • 돼지국밥 리뷰에 등장한 안성재 셰프 평가 "맛의 기준점이…"

      최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뜨겁다.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한국 유일한 미슐랭 3스타 식당 ‘모수’의 안성재 셰프가 출연해 최고의 맛고수를 가려내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이슈가 연일 등장한다.흑수저 요리사 ‘요리하는 돌아이’는 안 셰프에게 간이 덜 됐다는 피드백을 받은 뒤 "그깟 염화나트륨 때문에"라며 한탄하다가 "그래서 안 셰프가 미슐랭 3스타인 것”이라며 탄복했다.안 셰프는 파인다이닝 정점에 오른 최고의 셰프답게 미세한 간과 채소의 익힘 정도, 고기의 굽기, 셰프의 표현 의도, 재료 본연의 맛 등을 두루 살펴 도전자들을 긴장하게 했다.요리에 대해 디테일하게 심사하는 안 셰프의 표현은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안 셰프가 방송서 몇차례 반복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익힘 정도", "제 맛의 기준점" 등 표현을 인용한 맛집 리뷰도 등장했다.최근 한 배달앱에 남겨진 돼지국밥 리뷰 센스는 보는 이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해당 고객은 "이게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고 한국 길거리에서 흔히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된 음식이기 때문에 맛의 기준점이 낮지 않은 음식이란 말이죠. '한국의 정' 그런 맛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가장 코어가 되고 제가 마지막에 부추 한 잎을 씹었는데 부추의 익힘을 저는 굉장히 중요시하거든요. 그런데 그걸 너무 정확하게 잘해주셨고 국물도 너무 한국다운 맛이었습니다. 생존입니다"라고 적었다.이에 돼지국밥 업자는 "나야 부추"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이는 흑수저 요리사 최강록 셰프가 들

      2024.09.27 09:18
    • “‘천만영화’ 하나보단, ‘백만영화’ 여럿이 바람직…중예산 영화 키워야”

      “분명한 건 1000만 명을 동원하는 대작 한 편 걸린 극장보단, 100만 명을 동원하는 영화 대여섯 편이 있는 극장이 더 바람직하단 겁니다. 이런 영화들이 허리 역할을 해왔던 거죠. 한국 영화의 뼈대를 다시 튼튼하게 할 수혈이 시급하다고 봤습니다. 한상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신임 위원장은 26일 “중예산 영화들이 살아나야 극장 분위기가 풍성해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로 쓰러진 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한국 영화산업의 긴급 처방 약으로 중급 규모 상업 영화들에 대한 공적 지원이 필요하단 것이다. “3년 임기 동안 한국 영화의 희망을 보고 싶다”는 한 위원장은 순제작비 10억~80억 원 대의 중예산 영화 제작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문로1가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영화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선출된 이후 조직 직제 개편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한 위원장이 약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정책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영진위는 올해 초 박기용 전 위원장 퇴임 후 4개월 간 선장 없이 표류하며 한국 영화산업 위기 속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이날 한 위원장이 강조한 정책은 내년 신설되는 중급 규모 영화 제작 지원 사업이다. 최근 영화계가 주목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년 영화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92억 원(12.5%) 늘린 829억 원으로 편성하고, 이 중 100억 원을 중예산 상업영화 지원에 쓰겠다는 예산안(정부안)을 발표하면서다. 정부가 지속가능한 영화 생태계를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상업영화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터라 극장·

      2024.09.27 09:18
    • 만약 노화가 질병이라면 약을 만들면 될 것 아닌가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오래 사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무작정 오래 사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도 아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백세 시대’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지만, 우리 주변에서 백 세까지 건강하게 사시는 어르신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백세 시대는 아직 구호일 뿐,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백 세까지 장수하는 삶은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지금 5세가량의 어린이는 앞으로 백 세까지 사는 것이 평균이 될 것입니다. 스탠더드 대학교의 과학자들은 2021년에 ‘백 세까지 사는 것이 오늘날 태어난 모든 사람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분명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노화를 연구하는 대다수 연구자도 오늘날 50세인 사람들도 백 세까지 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이후 세대는 백이십 세까지 살 가능성이 더 큽니다.”  독일의 대표 시사지 슈피겔(Der Spiegel)의 미국 수석 특파원이면서 실리콘밸리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토마스 슐츠(Thomas Schulz)가 노벨의학상 수상자, 암 전문의, 알츠하이머 전문가, 생명공학 연구자, 인공지능 연구가, 슈퍼에이저, 그리고 하이테크 기업 대표 등을 만나며 2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내린 결론이다.  토마스 슐츠는 최근 독일에서 출간된 화제의 책 <생명 연장 프로젝트(Projekt Lebensverlaengerung)를 통해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백 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시대’의 확실한 개막을 선언한다. 바이오 해킹, 블록버스터 약물, 뉴럴 링크 등 과거 공상 과학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일들이 지금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너무 과감해 무모하기까지 여겨졌던 생각과 도

      2024.09.27 09:16
    • 지구를 생각하는 특별한 크루즈 여행 '그린보트' 5년만에 재출항

      모두투어는 환경 보호에 관심 있는 고객들을 위한 '지구를 생각하는 특별한 크루즈, 그린보트' 기획전을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지난달 환경재단 크루즈인터내셔널과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한 모두투어는 그린보트 판매 활성화를 위해 기획전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린보트는 크루즈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특별한 여행을 즐기는 환경재단의 대표적인 환경 체험 프로그램이다.5년 만에 재출항하는 제15회 그린보트는 내년 1월16일부터 23일까지 7박8일의 일정으로 부산에서 출발해 대만 기륭과 타이베이, 일본 오키나와와 사세보, 나가사키를 거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항로를 탐험하게 된다. 이번 그린보트를 진행하는 크루즈는 수용인원 3780명에 11만4500톤 규모의 이탈리아 국적의 코스타 크루즈 '세레나호'다. 배의 길이는 290m의 규모로 63빌딩(249m) 같은 빌딩 한 채가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과 같다.크루즈 내 프로그램은 △그린 무비 나이트 △채식 DAY △에코 가이드 등의 환경과 문화를 주제로 다양하게 준비될 예정이다. 또한 △명지대 미술사학과 유홍준 교수의 '한국 미술사 강연' △KAIST 뇌인지 과학과 정재승 교수의 '인공지능과 뇌과학 강연' △최재천 생태학자의 '생태적 전환, 기후 및 생물 다양성 위기 강연' 등 각계 명사 30여명이 참석하는 특별한 프로그램도 준비했다.회사 측은 "환경 보호에 관심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그린보트 판매 활성화를 위해 이번 기획전을 출시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2024.09.27 08:55
    • 직원들 폰 사고 법카 흥청망청…엉망진창 체육계 [혈세 누수 탐지기⑫]

      "완전 도둑놈들 소굴이네"최근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체육계가 국회에서 등장하자 누리꾼들이 격앙된 반응을 내놨습니다. 우리의 세금이 어떻게 저렇게 쓰일 수 있냐는 지적입니다. 국가의 체육 분야 예산은 연간 총 1조6000억원, 그중 30%에 해당하는 4600억원이 대한체육회에 지원됩니다. 최근 함께 도마 위에 오른 대한축구협회는 연간 300억원, 배드민턴협회는 연간 약 90억원의 국고를 받습니다. 한경 혈세 누수 탐지기(혈누탐)팀이 이번에는 끝없는 체육계 논란의 이유를 파헤쳐 봤습니다. 실소 나오는 혈세 누수…수장은 "난 몰라"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8 평창올림픽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 협약(JMPA)에 따라 대한체육회는 총 801억원을 지급받았는데, 이 중 590억원이 근거 규정도 없이 체육회 자체 수익으로 편성돼 평창 올림픽과 무관한 체육회 인건비, 운영비 등으로 쓰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특히 대당 128만원에 달하는 올림픽 기념 휴대폰 281대가 체육회 직원에게 지급됐답니다. 이렇게 4억5100만원이 쓰였습니다. 그러고 정작 2023년에는 운영자금 문제로 30억원을 차입했다네요.최근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해단식은 2347만원(행사 용역비 2200만원, 출장 여비 116만원 등) 이 투입됐으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일방적인 취소로 2000만원이 넘는 혈세가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지난 8월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를 추궁하자 이 회장은 "저는 내려올 때까지도, 도착했을 때도 저 상황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회의장에는 "하하" 실소가 나왔습니다.지난 1월 2시간 남짓인 체육인 대회에 대

      2024.09.27 07:00
    • 일교차 10도 이상…영동·경상권 중심 비나 소나기

      금요일인 27일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라 덥겠고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도 이상으로 크겠다.이날 오전 5시 현재 기온은 서울 19.7도, 인천 19.9도, 수원 18.1도, 춘천 17.4도, 강릉 19.6도, 청주 21.0도, 대전 20.3도, 전주 20.8도, 광주 20.6도, 제주 24.6도, 대구 20.7도, 부산 22.9도, 울산 20.0도, 창원 21.5도 등이다.낮 최고기온은 22∼30도로 예보됐다.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겠고 강원 영동은 대체로 흐리겠다.강원 영동과 경상권 동해안, 경북 북동 산지에 가끔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며 강원 내륙에는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28일까지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 30∼80㎜(많은 곳 강원 영동 중·북부 100㎜ 이상), 경북 동해안, 경북 북동 산지, 울릉도·독도 5∼40㎜, 울산 5∼20㎜다.경기 남동부와 강원 남부 내륙, 충북, 전남 동부, 경북권 내륙, 경남에는 오전부터 밤사이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소나기에 의한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남동부·강원 남부 내륙·경남(경남 서부 제외) 5㎜ 안팎, 충북 5∼10㎜, 전남 동부·대구·경북 내륙·경남 서부 5∼20㎜다.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전국이 '좋음'∼'보통' 수준을 보이겠다.아침까지 내륙에는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2.0m, 서해 앞바다에서 0.5∼1.0m, 남해 앞바다에서 0.5∼1.5m로 일겠다.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의 먼바다)의 파고는 동해·남해 0.5∼2.0m, 서해 0.5∼1.5m로 예상된다.※ 이 기사는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 기술인 자연어처리기술(NLP)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되었

      2024.09.27 06:26
    • [한경 오늘의 운세] 2024년 9월 27일 오늘의 띠별 운세

      쥐띠48년생 경솔하게 움직이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하던 일을 계속하는 편이 길합니다. 마음의 넉넉함을 가지고 일을 해결하도록 하십시오. 하던 일을 잠시 미루는 것이 좋겠습니다.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하십시오. 절대로 무리하지 않아야 좋습니다.60년생 막힌 일이 물 흐르듯이 술술 풀리게 될 것입니다. 먼저 양보하면 그 후에 대가가 따를 것입니다. 행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바랍니다. 정성을 다해서 숨은 실력을 발휘한다면 먼 곳에서 당신을 주시하고 있던 사람이 당신을 컨택할 것입니다.72년생 사소한 언쟁을 키우지 마십시오. 화가 나도 끝까지 참는 것이 득이 될 것입니다. 도박이나 일순간의 투자로 행복을 거머쥐려 하지 마십시오. 설사 그런 일들이 실현된다고 해도 마지막은 나빠 보이는 시기입니다. 가족과 모든 문제를 상담하기 바랍니다.84년생 귀인의 도움을 받게 되거나 우연한 행운을 거머쥐게 될 것입니다. 당신보다 한 살 아래의 사람과 생각이 잘 맞게 됩니다. 생각지 않았던 금전운이 강화되는 시기입니다. 당신의 아이디어를 모두 잊어버리지 않도록 정리하여 놓도록 하십시오. 96년생 잠시 쉬어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지세요. 당신의 마음과 몸이 균형을 되찾을 때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습니다. 가벼운 산책이나 취미 생활로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세요.소띠49년생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가족의 변화를 잘 살피기 바랍니다. 당신의 기분이 조금씩 풀리는 시기입니다. 재정적으로 큰 이익이 있는 시기입니다.    61년생 욕심을 줄이기 바랍니다. 다른 이들을 질투하기 보다는 자신을 돌아보는데 시간을 투자하기 바

      2024.09.27 06:00
    • 전에 살던 젊은 부부가 떠나던 날 [고두현의 아침 시편]

         도배를 하다가                  문신 도배를 한다방 보러 와서 잠깐 마주쳤던, 전에 살던 젊은 부부처럼등이 얇은 벽지를 벗겨내자한 겹 초벌로 바른 신문이 나온다나는 전에 살던 젊은 부부가 떠나던 날을 기억한다벽지 뒷면에 바른 묵은 신문처럼쉽게 찢어지는 청춘을 내면 깊숙이 묻어두고천천히 돌아서던 그들을 향해나는 하마터면 손을 들어 작별인사를 할 뻔했다그들은 한 번도 웃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처럼서로의 어깨를 감싼 채 트럭에 올랐다사내는 말이 없었고아이를 안은 여자는 자꾸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일 톤 트럭 짐칸을 반 넘게쓸쓸함으로 채우고 떠난 그들은세면대 위에 닳은 칫솔 하나를 남겼다얼마나 많은 날들이 그 위에서 저물어갔던지칫솔모는 빳빳했던 기억들이 주저앉아 있었다새로 사 온 꽃무늬 벽지를 자르고풀을 먹여 벽에 바르면서나는 벽지 뒤로 사라지는 그들을 보았다분명 한 시절을 총총히 걸어왔을 각오들이빛바랜 배경으로 시무룩히 사라지는 것이었다-------------------------------------------------------- 문신 시인은 남들이 한 번도 당선되기 어려운 신춘문예에 네 번이나 당선됐습니다. 2004년 《세계일보》와 《전북일보》 시 당선에 이어 2015년 《조선일보》 동시, 2016년 《동아일보》 문학평론까지 석권했으니 21세기 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4관왕’입니다. 《세계일보》 당선작 ‘작은 손’에서 그는 “지하보도에 엎드려 있는 남자의 손”과 “제 목숨조차 스스로 거두지 못한 친구의 손”을 겹쳐 보이면서 죽은 친구의 빈소 풍경을 담담하게 묘사했지요. 그 속에 “세상 어느 것 하나/ 온

      2024.09.27 00:07
    • "10월부턴 따뜻하게 입으세요" 주말, 비내린 후 기온 '뚝'

      완연한 초가을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군의날인 내달 1일부터 기온이 뚝 떨어질 것으로 기상청이 내다봤다. 26일 기상청에 금요일인 27일과 토요일인 28일에 북한 부근의 차가운 고기압과 북동기류에 의해 강원 영동 동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해안 지역에선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고온건조해져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는 등 무덥겠다. 기온은 내달 1일부터 북쪽에서 일시적으로 한기가 남하하며 크게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과 안전사고에도 유의해야 한다.29일부터 내달 1일까지 충청 지역의 날씨는 아침 기온은 13-19도, 낮 기온은 22-29도로 평년(최저 11-19도, 최고 23-26도)보다 다소 높겠다.이어 내달 2일부터 6일까지 아침 기온은 8-17도, 낮 기온은 19-25도로 평년(최저 9-14도, 최고 22-24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겠다.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 크게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 특히 29-30일에는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겠으나, 내달 1-3일은 25도 이하로 낮아져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한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한편, 가을 태풍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 16호 태풍 '시마론'이 일찌감치 소멸한 가운데, 주말 이후 다음 태풍 '제비'가 필리핀 동쪽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만약 태풍이 발생해 북상한다면, 다음 주 후반 우리나라 남해안 부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2024.09.26 22:22
    • 기괴한 것들에서 美를 탐하는 재미

      무용인지, 연극인지, 영화인지 규정할 수 없는 무대는 필립 드쿠플레(63·사진)의 장기다. 프랑스 예술계에서는 한계를 모르는 그의 작업에 정의를 내릴 수 없어 아예 신조어인 ‘드쿠플러리’를 만들었을 정도다. 그런 드쿠플레의 대표작 ‘샤잠!’이 오는 10월 25일부터 사흘간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 오른다. 무용수로도 무대에 오를 예정인 드쿠플레는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하며 ‘샤잠!’을 비롯해 자신의 예술관을 들려줬다.▶▶▶[관련 프리뷰] 한계를 모르는 드쿠플레적 상상의 세계 '샤잠!' 한국 온다‘샤잠!’은 스토리텔링이 이뤄지는 공연은 아니다. 특정한 메시지가 있다기보다 이미지의 힘에 대한 색다른 연구와 분석을 표현했다는 게 그의 설명. “매체가 곧 메시지라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샤잠!’에서는 형식이 곧 내용이라서,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여정과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샤잠!’은 1998년 칸 영화제 50주년을 기념해 제작돼 초연한 작품이다. 드쿠플레는 “거울에 영사된 이미지와 실제 사이를 오가는 시선, 광학에 대한 연구에 영감을 받아 작품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연극, 춤, 영화, 비디오, 음악이 ‘샤잠!’ 무대에 동등한 비중으로 다뤄진다.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움직임, 거울, 액자, 영상 등을 활용한 기발한 시각효과로 실재와 가상을 분간하기 어려운 경험을 준다. 전 세계에서 200회 넘게 공연한 드쿠플레의 스테디셀러다. 이번 공연은 초연 멤버들이 다시 뭉친 게 특징이다.26년이란 시간의 흐름은 드쿠플레에게 커다란 아이디어를 가져다줬다고. “‘

      2024.09.26 18:32
    • "투란도트는 '제피렐리 버전'이 제격"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의 투란도트 오리지널 프로덕션이 한국 무대에 오른다.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이 내한 공연을 한 것은 이들의 100년 역사상 처음이다.아레나 디 베로나의 투란도트 프로덕션은 올리비아 허시가 등장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을 제작한 세계적 영화감독이자 오페라 연출가 프랑코 제피렐리(1923~2019)의 버전이다. 이번 무대 연출을 맡은 스테파노 트레스피디는 26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제피렐리의 작품을 소개하는 사명을 이루게 돼 의미 깊다”고 밝혔다.트레스피디는 “제피렐리는 수많은 공연 인원을 자유자재로 지휘하면서 무대 미술, 조명 등 세밀한 것까지 놓치지 않은 연출가”라며 “제피렐리가 아닌 다른 버전의 투란도트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었다”고 설명했다.제피렐리의 투란도트는 1987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의뢰로 첫선을 보였다. 제피렐리판 투란도트는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와 섬세하게 고증한 의상으로 극찬받았다. 이후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에서는 2년에 한 번꼴로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전 세계 다른 공연장에서도 자주 연주된다.주연 투란도트 역할을 맡은 소프라노 전여진은 “이탈리아 유학이 올해 12년째인데, 아레나 디 베로나는 이탈리아 성악도들에게 꿈의 무대”라며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정말 많이 연습했고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공연하겠다”고 말했다. 전여진은 당초 올해 초 오디션을 통해 6월에 열린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무대에 주연으로 낙점됐으나 갑

      2024.09.26 18:31
    • 바람소리…돌멩이소리…자연의 소리로 풍경화를 그리다

      ‘들리는 그림’은 낯선 개념이 아니다. 동시대 미술가들은 시각예술의 틀을 깨는 ‘소리의 시각화’를 연구했다. 1963년 건반을 누르면 사물이 움직이는 ‘총체 피아노’를 내놓은 백남준, 느닷없이 이 피아노를 도끼로 부순 요셉 보이스가 소리를 소재로 삼은 거장들이다. 스타 큐레이터 니콜라 부리오가 기획한 올해 광주비엔날레도 소리에 주목한 전시를 선보인다.서울 화동 백아트에서 열린 김준(48) 개인전 ‘감각의 저장’은 전시에 선보인 모든 작품의 주된 재료가 오롯이 ‘들리는 것’이다. 그는 스스로 “화가도, 조각가도 아니다”고 한다. 그는 붓 없이 소리로 풍경을 그리고, 이를 캔버스가 아니라 나무 상자 속 스피커에 담는다. 소리로 파노라마를 구현한 ‘사운드스케이프’가 김준의 작품이다.전시에는 10여 년간 김준이 강원도 일대, 뉴질랜드, 호주에서 만난 암석과 식물들이 내는 소리를 녹음한 작품들이 나왔다. 주요작인 ‘바람에 흐르는 음악’ 시리즈는 강원도 산악지대에서 채집한 바람, 물, 나무 소리가 어우러졌다.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서울 한복판 갤러리 안에서 강원도 산골에 서 있던 작가의 경험을 공유한다. 갤러리 측은 “작품에 담긴 장소성은 관람객의 주관적 상상과 경험으로도 전이된다”고 했다.이런 장소성은 같은 시간 선에 국한되지 않는다. ‘흔들리고 이동하는 조각들’은 암석 탁본이 그려진 상자 스피커에 영월 지질공원에 있는 화석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내는 소리가 담겼다. 해수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이 화석은 5억 년 전 이 지역이 바다였다는 증거다.김준은 독일 베를린예술대학에서 유학하며 소

      2024.09.26 18:30
    • [오늘의 arte] 티켓 이벤트 : 서울시발레단 '한스 판 마넨×차진엽'

      서울시발레단 더블 빌 ‘한스 판 마넨×차진엽’이 10월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한스 판 마넨 스타일의 정수 ‘캄머발레’와 경계를 허무는 안무가 차진엽의 신작 ‘백조의 잠수’를 선보인다. 10월 3일까지 아르떼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 5명을 뽑아 S석을 두 장씩 준다. 당첨자 발표는 4일.arte.co.kr에서 각종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습니다.꼭 읽어야 할 칼럼● 뉴욕의 재즈 오케스트라 지휘자 홍혜선홍혜선은 뉴욕의 유명 재즈 클럽 ‘버드 랜드’에서 현대적 재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한국인 작곡가이자 편곡가다. 그는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포스트 밥 계열의 모던 재즈를 선보이며 뉴욕 재즈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국과 뉴욕을 오가며 활동하는 그의 음악은 깊이 있는 예술로 평가받고 있다. - 재즈평론가 남무성의 ‘재즈와 커피 한잔’● 야만의 시대를 두 손 꼭 잡고 견딘 두 소녀드라마 ‘나의 눈부신 친구’는 1950년대 나폴리 외곽에서 자란 두 소녀, 레누와 릴라의 이야기다. 은행원의 딸 레누는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지만 총명한 릴라는 가정의 반대로 학교에 진학하지 못한다. 경쟁과 우정을 넘나들며 성인이 된 두 소녀는 서로의 삶에 깊이 얽히고, 각자의 운명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 소설가·감독 정대건의 ‘소설처럼 영화읽기’꼭 봐야 할 공연·전시● 클래식 - 체코 브르노 필하모닉체코 브르노 필하모닉의 내한공연이 10월 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데니스 러셀 데이비스가 지휘하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등을 연주한다.● 무용 - 내가 물에서 본 것

      2024.09.26 18:28
    • 남해 땅끝에 뿌리내린 100년 유산, 두 남자의 '무모함'에서 시작됐다

      건축의 함수는 복잡하다. 우선 건축가의 상상력이 건축주의 마음과 맞아떨어져야 한다. 백지의 설계 도면과 컴퓨터 모델링으로 어느 정도 완성됐다고 해도 그건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건축물을 품을 땅과 그곳의 사계절, 주변 환경과의 조화, 재료 구성까지 건축의 과정은 온통 변수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예술적인 설계안이 있더라도 구현하는 건 또 다른 얘기다. ‘사람이 머물고 쓰게 한다’는 태생적인 목적 때문에 좋은 건축은 언제나 실용성과 공공성, 안전성까지 담보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완공 시기도, 들어갈 예산도 완벽하게 예측하고 통제하기 어려워 우리는 건축이라는 장르를 종합 예술이라고 부른다.여기 조금 이상한 건축주와 조금 더 이상한 건축가가 있다. 10년 전 경남 남해군 창선면의 땅끝에 우아한 곡선으로 사뿐히 내려앉은 기하학적 클럽하우스를 완성한 정재봉 사우스케이프 사장(83)과 조민석 건축가(57·매스스터디스 대표)가 그 주인공. 건물 두 동을 잇는 중앙 로비가 하늘과 바다를 향해 뻥 뚫린 이곳은 남해의 자연을 넉넉하게 품는다. 세계 어디에도 없던 골프장 클럽하우스 최초의 ‘오픈 로비’는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기꺼이 찾아가 보고 싶은 랜드마크가 됐다.10여 년 전 두 사람은 이런 대화를 나눴다.“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돈이 얼마나 더 들지 계산하지 않겠다. 그 땅에 오래도록 남아 이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로서 존재하는 것만을 꿈꿀 뿐이다.”(정재봉)“나는 골프가 뭔지 모른다. 그래서 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병원 짓는다고 의사가 설계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조민석)그때의 정 사장은 대한

      2024.09.26 18:21
    • 재즈 전설들의 뉴욕 아지트…그곳의 리더가 한국인이라니 !

      미국의 번영기인 1920년대를 ‘재즈 에이지(Jazz Age)’라고 부른다. 금주법은 사실상 유명무실했고, 1929년 대공황이 도래하기까지 술과 춤의 사치스러운 파티가 만연했다. 그 중심은 탐욕스러운 도시 ‘빅애플’(뉴욕의 애칭)의 밤이었다. 재즈는 전성기를 맞았고 뉴욕을 흔들었다.뉴욕은 전 세계 문화예술의 중심이다. 뮤지컬의 본류 브로드웨이, 포크뮤직의 산실 그리니치빌리지, 흑인 민권운동과 니그로 르네상스의 요람인 할렘은 여전히 젊은 보헤미안들의 집합소이며 다양한 인종과 사상이 공존한다. 태생부터 여러 인종 음악의 혼혈인 재즈와 뉴욕의 닮은 점도 거기에 있다. 다양성이 확보된 도시에서 재즈는 생명력을 부여받았다. 오밀조밀한 유흥업소들에 연주자들의 일자리가 있었고 라이브 문화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사진작가 윌리엄 폴 고틀립의 뉴욕 52번가 사진(1948년 5월 20일 밤)은 재즈사의 귀한 자료로 남아 있다. 지금은 모두 사라졌지만, 재즈클럽이 즐비하던 그곳에서 비밥(Bebop)재즈가 발생했다. 사진 속에는 ‘스리 듀스(Three Deuces)’ ‘오닉스(Onyx)’ 등 당대의 클럽들이 불을 밝히고 성업 중이다. 이런 작은 클럽에서 연주자들은 격의 없이 경연을 뽐냈다. 비밥재즈의 창시자로 통하는 찰리 파커와 디지 길레스피가 52번가를 아지트 삼아 누볐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만든 재즈 영화 ‘버드’(1988)도 이곳을 배경으로 한 찰리 파커의 스토리였다(버드는 찰리 파커의 별명이다).뉴욕의 재즈클럽 중에서도 톱클래스로 꼽히는 ‘버드랜드’는 1949년 52번가 서쪽에 문을 열었다. 찰리 파커가 축하공연을 펼쳤고 이후 쳇 베이커, 프랭크 시나트라, 마일스

      2024.09.26 17:40
    • 몽글몽글 부풀어오른 유대인 전통빵…유화 물감으로 맛 살렸다

      ‘맛있는 미술관’ 칼럼에서 어쩌다 보니 계속 유화만 소개하고 있다. 아주 의도적인 건 아니다. 사실 소개할 만한 음식과 이야기가 담긴 그림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지도 않는다. 시각 정보가 차고 넘쳐나는 시대다 보니 때가 되면 맛있는 그림이 내 앞에 뚝 떨어진다. 지금까지는 공교롭게도 유화들이었다.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선택이기도 하다. 음식에서 질감(texture)은 매우 중요한데 유화에 유리한 구석이 있다. 기름을 매체로 삼은 물감은 2차원을 넘어 3차원에 가까운 표현이 가능할 정도의 농도와 질감을 지녔다.오귀스트 에르뱅(1882~1960)은 프랑스 파리 화단에서 활약한 현대 화가다. 삼각형, 원, 장방형 등 기본 형태와 원색을 조합한 기하학적 추상화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파블로 피카소가 그랬듯 에르뱅도 하루아침에 대뜸 추상화를 그리지는 않았다. 풍경이나 정물을 그리는 시기를 거쳐갔는데 이때도 큐비즘을 접목한 작품 세계를 보여줬다.그런 작품들 가운데 ‘커피 한 잔이 있는 정물(Nature morte la tasse de caf)’(1926)이 있다. 사실 이 작품에서 커피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작은 잔에 큰 숟가락이 담겨 있기에 제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솔직히 커피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누가 저렇게 큰 숟가락을 잔에 담가놓은 채 커피를 마신다는 말인가. 이 그림의 주인공은 아무래도 빵 두 덩이다. 일단 부피만으로도 커피를 압도하기에 충분하지만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진짜 요인은 각 빵 표면의 분절과 재질감이다.두 빵 모두 특정한 질감을 지닌 표면이 분절, 즉 작은 덩어리로 표현돼 시각적 주도권을 잡는다는 말인데, 서로 다른 기술을 적용해 이룬 것이라 제빵 측면에서

      2024.09.26 17:40
    • "무림고수 대결 보는 듯"…'백종원 등판' 전쟁에 난리 났다

      불, 기름, 칼…. 위험 요소를 둘러싸고 초 단위로 흘러가는 주방의 세계는 그 어느 곳보다 거친 전쟁터다. 이곳에서 요리사는 재료와 도구를 들고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주방의 전사(戰士) 100명이 펼치는 경쟁을 담은 서바이벌 예능이다. 심사위원으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한국 유일한 미슐랭 3스타 식당 ‘모수’의 안성재 셰프가 출연한다.넷플릭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공개 첫주인 이달 16∼22일 380만 시청 수를 기록해 TV 시리즈(비영어권) 중 가장 많이 본 작품에 등극했다. 온라인에서 두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패러디한 밈이 유행하고, 출연 요리사의 식당 리스트가 공유되며 대세 반열에 올랐다. 콘텐츠업계에서는 “넷플릭스 예능 가운데 ‘피지컬: 100’ 이후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익숙한 새로움 선사진행 방식은 기존 경연 프로그램의 틀을 유지했다. 새로운 미션이 계속 주어지고, 그 안에서 실력자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며 생존한다. 다만 기존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던 설정들이 있다. 우선 100명에 달하는 요리사에게 계급을 매겼다는 것.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재야의 고수는 ‘흑수저’(80명) 계급, 유명 경연 대회 우승자나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 요리사는 ‘백수저’(20명)로 나눴다. 백수저 요리사로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스타 셰프 최현석과 에드워드 리, 마스터셰프 코리아(마셰코) 2 우승자 최강록, 중식 대가 여경래 셰프 등이 있다.제작진은 요리사를 두 계급으로 나누고, 이 계급차가 부각되도록 연출한다. 백수저는 위에

      2024.09.26 17:39
    • 빌 게이츠도 반했다더니…"천국인 줄" 부자들 푹 빠진 휴양지

      튀르키예는 ‘교차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동양과 서양의 문명, 역사와 현재가 어우러져 독창적인 문화를 형성하는 덕분이다. 고유 문화뿐만 아니라 천혜의 자연도 튀르키예의 매력이다. 지중해를 품은 튀르키예 남쪽 해변은 유럽 거부들이 프라이빗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찾는 곳이다.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도, 유유자적 망중한을 누리기에도 안성맞춤인 곳들이다. 다이빙·골프…‘레저의 도시’ 안탈리아튀르키예 서남부의 지중해 연안 도시 안탈리아는 ‘신들의 휴양지’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연평균 기온은 21도 정도이고, 겨울에도 평균 10도 이상의 온화한 날씨로 사계절 내내 휴양을 즐기기에 좋다.안탈리아에서는 일단 바다에 뛰어들어야 한다. 친환경적이고 안전하게 관리되는 해변에 주어지는 ‘블루플래그’ 인증을 받은 해변만 200곳이 넘는다. 이는 어린이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안탈리아는 다이버들의 성지로도 꼽힌다. 수중 환경이 깨끗하고 바다 생물과 산호초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작은 항구마을인 카쉬에는 특별한 다이빙포인트가 있다. 세계 2차대전 때 만들어진 더글러스 DC-3 항공기가 가라앉아 있는 곳이다. 항구에서 배를 타고 10분 정도 나가 잠수하면 수심 20m에 잠들어 있는 항공기를 직접 볼 수 있다. 이곳을 보금자리 삼은 바다거북과 문어를 관찰할 수 있다.골프 원정을 떠나기에도 좋다. 안탈리아공항에서 차로 한 시간이면 닿는 벨렉은 10㎞ 해안선을 따라 그림 같은 골프코스가 펼쳐진 곳이다. 튀르키예의 골프장 중 절반 이상이 이곳에 있을 정도이니 선택의 폭도 넓

      2024.09.26 17:39
    • 호캉스·랜드마크 투어가 무료?…경유편은 여행 속 여행이죠

      ‘직항편이 좋을까. 경유편이 좋을까.’ 유럽 미국 등 장거리 노선 여행을 계획할 때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고민이다. 직항편은 편리하고 시간을 아낄 수 있으나 가격이 비싸고, 경유편은 비용이 저렴하지만 시간 낭비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경유지에서 발생하는 환승 대기 시간에 공항에 머물지 않고 그 나라 랜드마크를 다녀오거나 여유롭게 호캉스를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 그것도 무료로.세계 최다 국가로 취항하는 터키항공을 통한다면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스톱오버 서비스, 투어 이스탄불 서비스 등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 환승객을 위한 알짜 혜택으로 여행 고수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난 항공사라서다.블루 모스크, 아야 소피아(외부 관람), 톱카프 궁전, 그랜드 바자…. 이스탄불 하면 떠오르는 대표 명소들을 둘러보고 싶다면 터키항공의 투어 이스탄불 서비스를 선택하면 된다. 이스탄불공항에서 6~24시간 체류하는 국제선 환승객을 대상으로 하는 시내 투어 프로그램으로 현지 가이드, 공항과 시내를 오가는 차편, 정통 튀르키예 식사 등을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이동 경로, 시간대, 관광지가 다른 5개 코스가 상시 운영되며 보스포루스 투어는 5~10월, 쇼핑 투어는 1~4월과 11~12월에 추가로 운영된다. 터키항공의 투어 이스탄불 서비스는 공항 국제선 도착 터미널의 호텔 데스크나 환승 구역에 있는 투어 이스탄불 데스크 오피스, 온라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관광보다는 우아한 분위기의 공간에서 화려한 야경을 즐기는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선호한다면 스톱오버 서비스로 고개를 돌려보자. 2022년 9월부터 한국발 노선에 처음 도입된 터키항공의 스톱오버 서비

      2024.09.26 17:34
    • 글로벌 문화 수도는 코리아…플랫폼 키워 'K웨이브 5.0시대' 열자

      고대 그리스에서는 경제를 ‘유용한 것을 지향하는 행위’로, 문화는 ‘아름다운 것을 지향하는 행위’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문화를 경제보다 우월한 것으로 여겼다. 실용주의가 지배하던 근대에는 경제를 인간 활동의 핵심으로 봤고, 문화는 잔여적 활동으로 간주했다. 우선순위는 정반대지만 고대와 근대의 공통점은 문화와 경제를 상호 분리해 생각했다는 것이다.현대 사회로 접어들어 대중문화 시대가 열리자 경제와 문화는 불가분한 관계로 얽혔다. 문화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됐고, 문화가 경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한 나라의 국력을 결정짓는 것은 경제인데, 경제에서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문화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자국 문화의 대외 확산을 통해 경제 영토 확장을 도모해 왔다. 문화의 힘이 초일류 선진국의 필수 조건이 된 것이다. 글로벌 주류 문화로 부상한 한류미국 정치학자 조지프 나이는 1990년 ‘소프트 파워’라는 개념을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한 나라의 소프트 파워를 결정하는 요소로 정치적 가치관, 대외 정책, 문화 세 가지를 꼽았다. 글로벌 소프트 파워 경쟁에서 한국의 비교우위는 분명 문화에 있다. K팝, K무비, K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가 세계 각국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콘텐츠 수출액은 2013년 49억달러에서 2022년 133억달러로 불어났다. 콘텐츠는 바이오헬스(163억달러), 컴퓨터(159억달러)에 이어 한국 3대 수출품에 올랐다. 프랑스 철학자 기 소르망이 한국을 문화와 상품을 동시에 수출하는 5개

      2024.09.26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