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텔러스헬스의 첨단 설비를 갖춘 이동식 직업 건강 클리닉. 출처: 텔러스헬스 유튜브 동영상 캡쳐 화면
캐나다 텔러스헬스의 첨단 설비를 갖춘 이동식 직업 건강 클리닉. 출처: 텔러스헬스 유튜브 동영상 캡쳐 화면
캐나다 2위 이동통신업체인 텔러스그룹이 국내 직장인 정신건강 솔루션 1위업체이자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 1위 업체인 이지앤웰니스를 인수했다. 헬스케어 사업부문을 확대해온 탤러스그룹은 한국내 정신건강서비스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선두 이통사의 공격적인 헬스케어 M&A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텔러스그룹은 최근 헬스케어 계열사를 통해 이지앤웰니스를 450억원에 인수했다. 이지앤웰니스는 전국 2000여명 심리상담사 및 임상심리사과 계약을 맺고 국내 1156개 법인 고객에 심리상담·검사, 교육, 스트레스케어, 조직 컨설팅 등 정신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EAP업계 1위 기업이다. EAP는 기업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원 스트레스와 고민에 대해 상담과 컨설팅, 코칭, 교육 등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지원하는 기업 복리후생 제도를 말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기업들을 비롯해 삼성생명, 아모레퍼시픽, 우리은행, 한국전력공사, 경기도교육청 등이 이지앤웰니스의 주요 고객사다. 이 회사는 2015년 현대이지웰 자회사로 설립돼 2021년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이지웰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독립했다.

텔러스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약 19조7400억원으로 기존 통신, 인터넷, 데이터, IT사업에서 헬스케어사업을 강화하기위해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성사시켰다. 전자 의료 기록(EMR) 솔루션, 원격 의료, 전자 처방 관리, 약배송 서비스 관련 기업을 잇따라 인수한 데 이어 2022년 6월 2조2000억원에 정신건강, EAP,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기업인 캐나다 라이프웍스를 인수했다. 라이프웍스는 그해 8월 호주 최대 EAP 기업인 베네스타를 인수했다.

호주 1위 EAP기업 인수에 이어 한국 1위 EAP기업 인수로 텔러스 헬스케어 계열사인 텔러스헬스는 기존 캐나다, 미국, 영국 등에 이어 아시아 태평양 지역내 입지가 강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텔러스그룹은 한국내 직장과 가정, 학교내 정신건강 문제가 크게 대두되면서 관련 서비스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1인 가구 확산, 관계 단절, 스마트폰 과몰입 등에 수요 급증

실제 우리나라는 사회적 갈등 확산, 1인 가구의 증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계 단절, 스마트폰 및 SNS 과몰입 등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인구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우울증 환자는 약 100만32명으로 2018년(75만3011명) 대비 32.8% 증가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정신질환을 호소하며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도 2017년 321만명에서 2022년 437만명으로 5년 새 36%나 증가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 결과 미국은 2019년 6.6%였던 인구 대비 우울증 유병률이 2020년 23.5%로 크게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목한 생산성 저하의 주된 원인인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이미 미국의 500대 기업 중 95% 이상이 정신 건강 관리 EAP를 도입했다. 구글, 시스코, 존슨앤드존슨, 포드, HP 등은 오래전부터 이런 제도를 운영 중이다. 전 세계 정신건강 케어 시장 규모는 2020년 3833억달러(약 513조원)에서 2030년엔 5380억달러(약 720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케어 분야 중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과의 융합이 가장 활발한 곳이 정신건강 영역이다.

멘탈 헬스 케어에 꽂힌 SKT, KT, LGU

국내 이통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역시 ‘멘탈헬스 케어’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멘탈케어 전문기업 유쾌한프로젝트, 튜링바이오, 이몰로지 등과 AI 멘탈케어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음성 분석과 얼굴표정 분석을 통해 스트레스와 우울증 징후, 주의·집중력 저하 등을 탐지하고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SK텔레콤은 AI 안부확인 서비스인 'AI 콜'을 통해 “아프다”, “힘들다” 등 위험 발화를 한 이용자에겐 행복커넥트 전문 상담사를 연결해 심리적 안정을 지원한다. AI 콜은 고독사 위험 가구, 1인 시니어 가구 등의 안부를 주1회 확인하는 서비스다.

KT는 한양대, 한국자살예방협회 등과 함께 정부 ‘초거대 AI 기반 심리케어 서비스 지원 사업’에 참여했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정신건강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마음관리 플랫폼 ‘답다’를 출시했다. 이용자가 자신의 감정을 일기로 작성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답장을 보내는 서비스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9월 29일 14시42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