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공급불안 해소·중국 수요우려 부각…국제유가 2%↓ [오늘의 유가]
리비아발 원유 공급 우려가 해소되고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국제 유가가 2% 넘게 급락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87달러(2.61%) 급락한 배럴당 69.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 대비 1.71달러(2.27%) 내린 배럴당 73.46달러에 마감했다.
리비아 공급불안 해소·중국 수요우려 부각…국제유가 2%↓ [오늘의 유가]
리비아 내정 갈등이 봉합 단계에 들어서면서 공급 불안이 완화된 것이 유가 하락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유엔 리비아 대표부(UNSMIL)는 리비아 동부와 서부를 각각 장악한 두 독립 정부가 리비아 중앙은행 총재와 이사회 임명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두 정부는 중앙은행 총재의 일방적 교체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달 리비아 동부 정부는 "석유 수입이 불법 단체(서부 정부)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유전 가동을 중단했다. 리비아 국가석유공사(NOC)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리비아 원유 생산량은 평소보다 절반 이상으로 떨어졌다. 리비아는 하루 약 120만 배럴 원유를 생산하고 세계 시장에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수출하는 주요 산유국이다.

밥 야거 미즈호은행 에너지 선물 부문 디렉터는 "리비아 원유가 다시 공급될 가능성에 유가가 급락했다"며 "이번 혼란이 해소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5달러 하락하는 것도 비현실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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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중국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더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지 쿠리 CFI파이낸셜그룹 글로벌 연구 총괄은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며 "이런 불확실성은 수요 증가에 대한 의구심을 계속 낳고 있어 유가에 부담을 준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지만 유가 상승을 이끌지는 못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6~20일 상업용 원유 재고가 약 45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14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공급 감소 추세는 무시하기에는 너무 커지고 있다"며 "공급 감소와 수요 둔화 등 여러 가지 신호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걸프만 인근의 주요 산유 시설을 위협하던 허리케인 '헬렌'은 플로리다로 방향을 틀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