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 통계의 역습'에 대응하는 댐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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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근 인천대 안전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기고] '기후 통계의 역습'에 대응하는 댐 관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7.38125032.1.jpg)
하지만 최근의 관측 결과는 기존의 통계적 기준이 기후변화로 효용이 다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컨대 섬진강댐은 건설 당시 100년에 한 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던 홍수량이 2010년 이후 2회 초과해 유입됐다. 남강댐은 200년에 한 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던 홍수량이 최근 45년간 6회나 초과했다.
이런 통계의 역습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첫째, 홍수에 대한 준비와 대응이 부족해질 수 있다. 전통적인 기준에 의존해온 하천과 제방은 급격한 물 환경 변화를 감당할 수 없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둘째, 인프라의 한계다. 통계적 예측에 의존한 인프라 설계와 정책이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특히 노후화된 댐이나 배수 시스템은 기후변화로 커지는 홍수 위험에 역부족이다. 올해 3월 발표된 댐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15m가 넘는 대규모 댐이 총 150개소이다. 기후 위기를 고려하면 안전한 댐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지방자치단체 용수전용댐은 통계의 역습에 더 취약할 수 있다. 건설된 지 30년이 경과된 시설로 기후변화의 요인이 고려되지 않았다. 총 92개소의 절반 정도가 이미 노후화됐다. 제한된 예산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기본적인 대응체계도 갖추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댐의 영향을 받는 하류 거주 인구가 170만 명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홍수 발생 시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최신 댐 관리 기술을 도입해 인프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운영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동시에 댐 구조 개선과 정기적인 점검, 보수를 통해 댐 노후화에 대비하는 것도 시급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재정 지원, 전문성 확보, 시설물 현대화 등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용수전용댐의 안전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국내 댐들은 기존 산업화 시대를 기준으로 건설됐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통계의 역습을 이해하고 장기적인 계획과 실행으로 댐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지자체 용수전용댐 관리 개선은 변화에 대응하는 첫걸음이다. 지금이야말로 국가와 지자체가 협력해 현재 인프라의 한계를 넘기 위한 준비와 실행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