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은 내렸지만…브로드컴의 엔비디아 저주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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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은 내렸지만…브로드컴의 엔비디아 저주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931985.1.png)
8월 고용보고서가 나오면 미 중앙은행(Fed)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얼마나 금리를 내릴지 뚜렷해질 줄 알았습니다. 미국이 연착륙으로 향할지, 침체가 발생할지 명확해지길 기대했죠. 그러나 6일(미 동부시간) 발표된 8월 고용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했습니다. 신규 고용이나 실업률 등은 예상에 부합했지만, 이전 2개월 치 데이터가 크게 하향 수정되는 등 애매한 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FOMC를 앞두고 마지막 발언에 나선 중량급 Fed 스피커들은 25bp 인하로 기운 듯했습니다. 고용 둔화가 걱정되는 가운데 Fed가 천천히 인하한다면 침체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실망 매물이 나왔습니다. 브로드컴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 가이던스로 인해 반도체,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 폭이 컸습니다. 월가는 오는 11일 8월 소비자물가(CPI)가 첫 인하 폭이 얼마나 될지 최종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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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은 내렸지만…브로드컴의 엔비디아 저주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931987.1.png)
실업률은 월가 기대처럼 7월 4.3%에서 4.2%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반올림 전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따지면 7월 4.253%가 8월 4.221%로 떨어진 데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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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4%로 7월(0.2%)이나 월가 예상(0.3%)보다 더 높게 나왔고요. 전년 대비로는 3.8%(7월 3.6%, 예상 3.7%) 올랐고요. 주당 근무시간은 34.3시간으로 7월보다 0.1시간 늘었습니다. 통상 기업은 해고를 늘리기 전에 근무시간부터 줄이는 경향이 있지요. 7월 허리케인 효과가 가셨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노동 시장 참여율은 62.7%로 유지되었으며 1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8월 고용보고서에서 나타난 강점, 약점을 살펴보겠습니다.
<강점>
-일자리 증가가 7월보다 가속했다
-가계 조사에서 취업자가 16만 8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이 감소했다
-임금 상승이 가속되었다
-근무시간이 증가했다
<약점>
-풀타임 일자리(-43만8000개)가 줄고 파트타임(52만7000개)이 늘었다
-실업률 하락 폭은 0.032%포인트에 그친다. 3개월 평균 실업률은 최근 12개월 최저치보다 0.57% 높아 여전히 '삼의 법칙'(Sahm Rule)에서 규정된 경기 침체 임계값(0.5%포인트)을 넘었다
-가장 넓은 의미의 실업률(U6)은 7.9%로 올랐다. 이는 거의 3년 만에 가장 높다
-업종별로는 ▲정부(+2만4000개) ▲레저 및 접객(+4만6000개) ▲교육 및 헬스케어(+4만7000개) 등 통상 임금이 적고, 안정성이 낮은 곳에서 많이 늘었다. 강력하고 활기찬 경제와 관련된 ▲제조업(-2만4000개) ▲사업 서비스(+8000개) ▲운송 및 물류(+7900개) ▲IT(-7000개) 등은 감소하거나 증가 폭이 작았다
![실업률은 내렸지만…브로드컴의 엔비디아 저주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931989.1.jpg)
웰스파고는 "8월 고용 데이터는 노동 시장이 흔들리고 있진 않지만, 분명히 둔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지난 3개월 동안 월별 고용 증가는 11만6000개에 그친다. U-6 실업률은 이번 경기 사이클 최고치로 상승해서 고용 추가 둔화 징후를 보여준다. 고용 범위는 여전히 경기 사이클 민감도가 낮은 산업에 집중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 고용보고서로 인한 침체 우려는 일단 완화된 듯하다. 최근 몇 주 동안 신규 실업급여 청구가 약간 감소했고, 실업률은 일부 반전됐고, 고용은 느려졌지만, 여전히 긍정적 영역에 머물러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BMO는 "8월 고용보고서는 노동 시장이 상당히 냉각되었고, 둔화 추세가 명확하다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메시지를 재확인해줬다. 노동 시장은 지난 3개월 동안 빠르게 냉각되었고 Fed는 제약적 정책을 조정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노동 시장은 아직 무너지진 않았다. 실업률 하락으로 침체를 우려하는 사람들의 불안이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증가는 소비자 실질 구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제프리스는 "일자리 증가가 예상보다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8월의 14만2000개 증가와 3개월 평균 11만6000개 증가는 여전히 장기적인 균형 수준보다 높다"라고 밝혔습니다. 즉 미국 경제가 신규로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을 흡수하는 데 필요한 수준은 넘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18일 FOMC가 50bp 인하로 금리 인하의 문을 열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실업률은 3bp만 하락했고, 이전 달 데이터가 우려스럽게 하향 수정되면서 3개월 월평균 일자리 증가 폭은 11만 6000개로 낮아졌다. 8월 고용보고서는 '회색지대'에 있지만 50bp 인하를 유도할 만큼 약하지는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Fed가 처음부터 50bp 인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50bp 인하를 실행하기에는 충분한 근거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25bp 인하로 시작할 가능성이 있으며, 고용 위험이 커지면 11월 50bp 인하로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ING는 "25bp냐, 50bp냐 논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8월 고용보고서는 Fed가 18일에 금리를 얼마나 내릴지 추정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숫자들의 혼합을 제공한다. 우리는 인플레이션 걱정이 감소했고 Fed가 노동 시장 약화를 막을 것이란 생각으로 50bp 인하를 예측하지만, 확신은 낮다"라고 밝혔습니다.
보스턴 연방은행의 에릭 로즌그렌 전 총재도 "일자리는 14만2000개 늘었고 실업률은 0.1%포인트 감소했다. 건설업종에서 2만4000개, 여가접객업에서 4만6000개 증가했다. 이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패턴이 아니며 실질 GDP의 연 2% 성장에 더 부합한다. Fed는 50bp 인하할 것 같지 않고 25% 인하와 일치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업률은 내렸지만…브로드컴의 엔비디아 저주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931993.1.jpg)
![실업률은 내렸지만…브로드컴의 엔비디아 저주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1.37931999.1.jpg)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윌리엄스의 발언을 들으면 50bp 인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오전 9시께 Fed워치 시장의 50bp 인하 베팅은 다시 5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금리는 하락 폭을 줄였습니다. 고용 데이터 발표 직후 3.64%까지 떨어졌던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윌리엄스 발언 이후 3.7% 수준까지 회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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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월러 이사도 "현재로서는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후 '새로운' 데이터가 노동 시장의 심각한 악화를 보여준다면, FOMC는 신속하고 강력하게 통화 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라고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9월에 25bp로 시작하고 고용 위험이 증가할 경우 11월이나 이후 회의에서 50bp로 인하를 가속할 수 있다는 얘기지요.
'비둘기파'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나왔지만, 영향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굴스비 총재는 "연착륙을 하려면 뒤처져서는 안 된다. 경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매우 분명하다. 인플레이션은 훨씬 낮아지고 경제는 과열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나치게 냉각되고 있다는 분명한 경고 신호가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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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슈왑은 "재앙과는 거리가 먼 일자리 보고서에 시장이 극적으로 반응한 것은 경제적 약세의 징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슈왑은 "하락 폭이 크면 단기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상대 강도지수(RSI)를 보면 아직은 과매도 영역에 있지 않다. SPX의 RSI는 41에 가까워 과매도 수준을 나타내는 30보다 훨씬 높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슈왑은 반도체 주가 약세와 관련 "심화하는 반도체 급락세는 이들 주식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칩 주식은 지난 2년 동안 시장을 선도해 왔고 AI 이야기의 대리로 여겨져 왔다. 이번 강세장의 기둥 중 하나가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과 이익 성장인데, 반도체 주식 급락세는 이런 AI 관련 설정이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가는 폭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14% 급락한 배럴당 67.6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023년 6월 12일 이후 최저치입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도 2.24% 내린 배럴당 71.06달러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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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 '경기 침체 징후'로 일컬어집니다. 하지만 침체는 수익률 곡선이 정상화되고 더욱 가파르게 될 때까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즉 이렇게 수익률 곡선이 재역전, 즉 정상화가 이뤄졌을 때 침체가 닥친 적이 많았죠. 1990년대 초반, 2001년, 2007~2009년 경기 침체에서 그런 현상이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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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기 침체가 온다고 보는 BCA리서치의 경우 "수익률 곡선의 재역전은 경기 침체 지표라기보다는 경기 사이클 후기에 나타나는 금리 인하를 가리키는 지표"라고 해석하면서도 "경기 사이클 후기에 경기 침체와 관련이 없는 금리 인하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실질적 차이는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경기 사이클 후반의 금리 인하는 노동 수요 약화와 실업률 상승으로 인해 시작됐으며, 이는 역사적으로 항상 경기 침체와 관련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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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9일 아이폰 16 출시 행사를 엽니다. 이른바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가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아이폰 판매는 애플의 2023 회계연도에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전년 대비 감소했고, 올해도 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AI 탑재로 내년에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애플 경영진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하지만, 과거 매년 열리는 아이폰 출시 행사가 애플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적이 없었습니다. 월요일이 애플 주식에 대한 매도 이벤트로 바뀔지는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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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