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에 WTI 70달러 붕괴…OPEC+ 10월 증산 연기 논의 [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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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에 국제 유가가 이틀 간 6% 가까이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70달러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유가가 급락하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주요 산유국들은 10월 증산을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10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62% 하락한 배럴당 69.2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역시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32% 내린 72.79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은 전날 각각 4.36%, 3.78% 하락했다. WTI달러가 70달러 아래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전날 발표된 8월 미국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데이터가 불러온 경기 침체 우려 여파가 이날도 이어졌다. 필 플린 프라이스 퓨처스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제조업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분명하다"라며 "이것이 우리가 보고 있는 유일한 부정적 요소"라고 분석했다.
리비아의 원유 생산 재개 소식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얍 준 롱 IG 애널리스트는 "리비아의 정치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일부 공급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고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약세가 유가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상승분을 한번에 날린 지난 3일 유가 폭락은 최근 늘어난 '알고리즘 트레이딩'의 결과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티븐 로즈메 브리짓튼리서치그룹 상무는 "추세를 추종하는 알고리즘 전략이 브렌트유 쇼트(매도) 포지션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원자재 알고리즘 트레이드를 하는 펀드들은 지난 3일 약 64% 순매도 상태로 추정된다. 유가가 폭락하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이 10월 증산을 연기를 검토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는 4일 한 OPEC플러스(+) 소식통을 인용해 "10월 증산이 연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국제 수요 전망 약화, 리비아 분쟁 종식, OPEC+의 공급 증가 전망에 약해진 석유 시장 심리가 그룹 내 우려를 키웠다"고 말했다.
OPEC+는 다음달부터 기존의 '자발적 감산'을 완화해 하루 18만배럴 원유 생산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유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원유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대부분 OPEC+ 산유국들이 연간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배럴당 80달러 이상의 유가를 유지해야하는 만큼 증산 계획을 폐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워렌 패터슨 ING 상품 전략가는 "가격 압박이 커질수록 OPEC+는 시장에 다시 공급을 늘리려는 계획을 페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지난 6월 "시장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OPEC+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거나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10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62% 하락한 배럴당 69.2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역시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32% 내린 72.79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은 전날 각각 4.36%, 3.78% 하락했다. WTI달러가 70달러 아래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전날 발표된 8월 미국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데이터가 불러온 경기 침체 우려 여파가 이날도 이어졌다. 필 플린 프라이스 퓨처스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제조업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분명하다"라며 "이것이 우리가 보고 있는 유일한 부정적 요소"라고 분석했다.
리비아의 원유 생산 재개 소식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얍 준 롱 IG 애널리스트는 "리비아의 정치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일부 공급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고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약세가 유가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상승분을 한번에 날린 지난 3일 유가 폭락은 최근 늘어난 '알고리즘 트레이딩'의 결과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티븐 로즈메 브리짓튼리서치그룹 상무는 "추세를 추종하는 알고리즘 전략이 브렌트유 쇼트(매도) 포지션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원자재 알고리즘 트레이드를 하는 펀드들은 지난 3일 약 64% 순매도 상태로 추정된다. 유가가 폭락하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이 10월 증산을 연기를 검토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는 4일 한 OPEC플러스(+) 소식통을 인용해 "10월 증산이 연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국제 수요 전망 약화, 리비아 분쟁 종식, OPEC+의 공급 증가 전망에 약해진 석유 시장 심리가 그룹 내 우려를 키웠다"고 말했다.
OPEC+는 다음달부터 기존의 '자발적 감산'을 완화해 하루 18만배럴 원유 생산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유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원유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대부분 OPEC+ 산유국들이 연간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배럴당 80달러 이상의 유가를 유지해야하는 만큼 증산 계획을 폐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워렌 패터슨 ING 상품 전략가는 "가격 압박이 커질수록 OPEC+는 시장에 다시 공급을 늘리려는 계획을 페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지난 6월 "시장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OPEC+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거나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