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은 계절을 여행하다, 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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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가을의 여유와 풍요를 알리는 축제의 도시
가을의 영주는 어느 때보다 풍요롭다. 넘실대는 황금물결 위로 더없이 높은 하늘이 펼쳐지고, 산야에 흐드러진 오곡백과가 손짓한다. 깊어지는 계절을 맞은 이들의 마음은 한껏 여유롭다. 이맘때의 영주가 축제로 들썩이는 이유다. 느긋함과 결실의 축복이 가득한 도시, 영주의 가을에 안길 시간이다.

가을옷 갈아입는 천년고찰
희미하게 남은 여름의 푸릇함에 가을빛이 들기 시작했다. 길 양옆에 정답게 도열한 은행나무가 반겨주는 이곳은 영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석사다. 매년 늦가을이면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기까지 500m 남짓한 은행나무 길에 단풍의 향연이 펼쳐진다. 은행잎이 황금비처럼 쏟아지고, 노란 양탄자가 소복이 깔린 길이 마치 극락세계로 향하는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조 건축물로 손꼽히는 무량수전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한층 특별하다.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산세가 너울대고 어깨를 나란히 한 경내 건물이 단아한 아름다움을 더한다. 국보 5점, 보물 8점, 경상북도 지정문화유산 2점 등 수많은 국가 유산을 보유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발 닿는 곳마다 역사적 가치가 흐른다.

소백산의 보물

관광자원뿐만이 아니다. 소백산 기슭의 풍부한 유기물과 한랭한 기후는 영주의 명물 풍기인삼을 만들어낸다. 1500년의 자생역사와 500여 년의 재배 역사를 자랑하는 풍기인삼은 뛰어난 효능으로 사랑받아 왔다. 조직이 튼실하고 향이 진한 데다 유효 사포닌 함량이 높아 인체의 여러 기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영주인삼박물관, 풍기인삼시장, 풍기인삼홍삼센터 등 풍기읍 일대에서 지역 농민이 정성껏 재배한 인삼을 언제든 만날 수 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처럼

100년 역사의 고택 16채를 비롯해 조선 후기 사대부 가옥으로 이루어진 이 마을에는 선비의 고장 영주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겼다. 옹기종기 늘어선 고택에서 사진을 남기고, 마을 곳곳의 카페·식당에서 잠시 쉬어가며 조상의 자취와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