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금값…그 뒤엔 식욕 왕성한 中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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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값 질주가 멈추지 않고 있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모두 금 값 상승을 떠받히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분간 이같은 금 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2008년 처음으로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한 국제 금 값은 이젠 2400달러를 넘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51% 오른 2398.3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1년 새 20% 이상 급등했다. 금 값 추이를 분석해보려면 우선 공급 측면의 변화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금 생산량은 전년에 비해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금 생산량 증가세가 확연히 주춤해졌다고 지적한다. 2022년만 봐도 전년 대비 1.35% 증가했고, 2021년엔 2.7% 증가했다. 정체기에 접어들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단 의미다.
WGC는 "이미 많은 금광 유망 지역이 발굴됐고,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금광을 찾기 어려워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대규모 금 채굴엔 오랜 탐사와 개발이 필요하다. 금광이 준비되는 데 대략 10~20년이 필요하다. 금의 최대 생산국이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 대부분 생산국에서 금의 질은 떨어지고 생산 비용을 늘고만 있다. 현재까지 금은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에서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채굴 가능한 매장량은 약 5만7000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이나 중앙은행이 갖고 있는 금을 팔지 않으면 시장에 공급되는 규모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인플레이션 우려 이후 "금을 갖고 있는 게 유리하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수요 측면도 마찬가지다. 신흥국 중앙은행과 개인의 금 매입 욕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미국 달러화에서 오히려 금 매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 투자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미국인들조차 금 관련 상품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헤지 수단으로 금을 꼽았다. 4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 중 53%가 금이 가장 효과적인 헤지 수단이라고 응답했다. 미국 달러화는 그 뒤를 이은 26%에 그쳤다. 실제 트럼프 1기 때 그 현물 가격은 50% 이상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특징으로 점쳐지고 있는 관세, 규제 완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생길 수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화당이 의회까지 장악하면 경제 정책 추진에 더 탄력을 받게 되고, 결국 금 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JP모건은 "금은 이미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 확대, 커지는 미국 적자, 인플레이션 헤지 등 모든 변수들이 금 값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거시적인 환경이 금 값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Fed는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각 국 중앙은행들은 미국 달러화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2022년부터 금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특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해에만 224.9톤(t)의 금을 순매수했다.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전 세계 금 수요의 약 5%에 해당하기도 했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4월까지 튀르키예 중앙은행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28.9t의 금을 사들였다. 올 6월 말 기준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2264.3t인데, 2018년 말에 비해선 22% 증가했다.
핵심은 여전히 인민은행의 금 보유 능력에 여유가 있다는 점이다.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주요 중앙은행들 가운데 7위다. 미국은 중국의 4배에 달하는 금 보유량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는 "신흥국은 대개 외화보유액의 약 20%를 금으로 채운다"며 "인민은행은 약 5%인 상태라 장기적으로 금 보유량이 더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다른 거시 변수들과 함께 당분간 금 값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2008년 처음으로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한 국제 금 값은 이젠 2400달러를 넘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51% 오른 2398.3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1년 새 20% 이상 급등했다. 금 값 추이를 분석해보려면 우선 공급 측면의 변화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금 생산량은 전년에 비해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금 생산량 증가세가 확연히 주춤해졌다고 지적한다. 2022년만 봐도 전년 대비 1.35% 증가했고, 2021년엔 2.7% 증가했다. 정체기에 접어들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단 의미다.
WGC는 "이미 많은 금광 유망 지역이 발굴됐고,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금광을 찾기 어려워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대규모 금 채굴엔 오랜 탐사와 개발이 필요하다. 금광이 준비되는 데 대략 10~20년이 필요하다. 금의 최대 생산국이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 대부분 생산국에서 금의 질은 떨어지고 생산 비용을 늘고만 있다. 현재까지 금은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에서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채굴 가능한 매장량은 약 5만7000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이나 중앙은행이 갖고 있는 금을 팔지 않으면 시장에 공급되는 규모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인플레이션 우려 이후 "금을 갖고 있는 게 유리하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수요 측면도 마찬가지다. 신흥국 중앙은행과 개인의 금 매입 욕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미국 달러화에서 오히려 금 매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 투자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미국인들조차 금 관련 상품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헤지 수단으로 금을 꼽았다. 4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 중 53%가 금이 가장 효과적인 헤지 수단이라고 응답했다. 미국 달러화는 그 뒤를 이은 26%에 그쳤다. 실제 트럼프 1기 때 그 현물 가격은 50% 이상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특징으로 점쳐지고 있는 관세, 규제 완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생길 수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화당이 의회까지 장악하면 경제 정책 추진에 더 탄력을 받게 되고, 결국 금 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JP모건은 "금은 이미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 확대, 커지는 미국 적자, 인플레이션 헤지 등 모든 변수들이 금 값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거시적인 환경이 금 값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Fed는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각 국 중앙은행들은 미국 달러화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2022년부터 금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특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해에만 224.9톤(t)의 금을 순매수했다.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전 세계 금 수요의 약 5%에 해당하기도 했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4월까지 튀르키예 중앙은행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28.9t의 금을 사들였다. 올 6월 말 기준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2264.3t인데, 2018년 말에 비해선 22% 증가했다.
핵심은 여전히 인민은행의 금 보유 능력에 여유가 있다는 점이다.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주요 중앙은행들 가운데 7위다. 미국은 중국의 4배에 달하는 금 보유량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는 "신흥국은 대개 외화보유액의 약 20%를 금으로 채운다"며 "인민은행은 약 5%인 상태라 장기적으로 금 보유량이 더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다른 거시 변수들과 함께 당분간 금 값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