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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는 1인 가구의 주거 선택지 폭은 그리 넓지 않다. 특히 자금이 부족한 청년에게는 더욱 그렇다. 아파트를 선택하기엔 비용이 너무 높고, 오피스텔과 빌라도 신축과 구축에 따라 주거 공간의 질과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서울 대학가나 중심 업무지구에 있는 신축 오피스텔은 월세가 100만원을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전세를 선택하자니 전세사기가 우려된다.

전용 공간을 작게 공용 공간을 넓게
코리빙 하우스는 개인 공간을 보장하면서 공용 공간을 다양하게 구성해 보다 나은 주거 경험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공용 공간을 확보해 실질적인 주거 면적을 넓히는 셈이다. 공용 공간은 주방, 헬스장, 수영장, 파티룸 등 코리빙 하우스마다 다르다. 아파트의 커뮤니티 센터를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에 옮겨왔다고 이해할 수 있다.국내 코리빙 업체 중 하나인 ‘셀립’은 서울에서 순라(30실), 여의(133실), 은평(228실) 가디(391실) 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평균 가동률은 95%를 웃돈다. 조리실부터 영화관, 게임방, PT룸 등 다양한 공용공간이 마련돼 있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를 고려해 책정된다. 은평점은 전체 타입의 보증금이 1000만원이고 월 임대료는 65만~70만원 수준이다. 관리비는 12만~15만원이다. 단기 숙박이 가능한 다른 지점의 경우 6개월 미만 거주 기준 보증금이 500만원 이하다.

코리빙 하우스는 청년만의 대안일까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리빙 시장이 국내에서 점차 확대될 것이라 내다봤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리빙 시장이 성숙할 수 있는 조건을 세 가지로 설명했다. 주택가격이 소득에 비해 비싸야 하고, 소비자의 주거공간에 대한 요구가 높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1인 가구의 비중이 많아야 한다. 글로벌 주요 국가 중 이 세 가지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곳이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 정부도 1인가구를 위한 공유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2029년까지 1인가구 공유주택을 2만실 공급한다고 밝혔다. 동대문구 신동역, 중구 약수역, 서대문구 신촌역, 마포구 망원역, 은평구 녹번역, 동대문구 회기역 일대 등 6곳을 사업 검토 대상지로 선정했다.

코리빙 하우스의 주요 고객은 20~30대 대학생 혹은 직장인이지만 이용 연령대가 확장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리빙 하우스 브랜드 맹그로브를 운영하는 MGRV는 최근 시니어 주택 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은평구 진관동에 시니어타운을 지을 예정이다. 셀립도 내년 상반기까지 오픈하는 두곳 중 한곳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다는 계획이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