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연정광 수입은 줄이고 정제아연 수입은 늘린다 [원자재 포커스]
중국이 올해 첫 4개월 동안 아연 정광 수입을 급격히 줄인 반면, 정제된 아연 수입은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첫 4개월 동안 중국의 아연 정광 수입은 118만 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4만 t에서 24% 감소했다. 이는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13%와 14%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감소의 주요 배경에는 아연 정광의 처리 및 정련 비용(TC/RC)의 급락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산업체들이 원료를 정제된 금속으로 가공하기 위해 제련소에 지불하는 처리 및 정제 비용이 떨어진 탓에 중국 제련소들이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내몰렸다는 의미다.
챗지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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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보고 기관인 패스트마켓츠에 따르면 국제 시장에서 구매를 원하는 중국 제련업체들은 t당 30~50달러의 최저 조건에 직면해 있다. 올해 1분기 캐나다 광산업체 테크리소시스와 한국 고려아연이 설정한 연간 기준 가격은 t당 165달러였다. 이는 2023년 연간 기준 가격인 t당 274달러에서 크게 할인된 가격이다. 로이터는 "폭락한 현물 시장을 고려하면 제련업체들에 매우 관대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글로벌 광산업계의 아연 생산량 약세다. 전 세계 아연 광산의 생산량은 2022년에 2%, 2023년에 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납 및 아연 연구 그룹(ILZSG)의 최신 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하는 등 아직까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에서 유휴 제련소 설비가 재가동된 이후 현물 시장에 공급되는 정광의 양이 줄어들면서 원자재 압박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중국의 정제된 아연 수입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첫 4개월 동안 중국은 14만3000t의 정제된 아연을 수입했다. 작년 동기간의 3만5000t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중국이 제련업계가 직면한 비경제성 부담을 고려해 정광을 수입하는 대신 정제된 아연을 수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