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니함나 가스 공장 중단에…급등한 유럽 가스 가격 [원자재 포커스]
유럽의 가스 가격이 올해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을 크게 줄인 이후 노르웨이 공급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노르웨이 가스 처리 공장에서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다.

3일(현지시간) 유럽의 벤치마크 TTF 가스 가격이 런던ICE거래소에서 13% 이상 급등해 메가와트시(MWh)당 38유로를 넘어섰다. 이후 36.80유로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지난 12월 초 이후 최고치다. 유럽의 가스 저장소가 거의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안정을 보여준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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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는 현재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장 큰 국가다. 지난해 유럽 연합(EU) 공급량의 30%를 차지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부분의 러시아 파이프라인 공급이 중단되면서 유럽의 노르웨이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커졌다. 이런 가운데 하루 79.8백만 입방미터의 가스를 처리하는 노르웨이 니함나 가스 공장에서 조업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유럽의 가스 저장소는 현재 70% 이상 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시기 기준으로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겨울철 난방 수요를 감안해 오는 11월까지 90%의 저장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여름이면 저장소가 가득 찰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SEG의 유럽 가스 연구 책임자인 웨인 브라이언은 "이번 가격 급등은 유럽 가스 시장의 취약성과 더 작은 공급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저장소가 EU 규정 수준에 가까워질 때까지(재고를 채울 때까지) 유럽 가스 가격은 높게 유지되고, 공급 중단 시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니함나 가스 공장 중단에…급등한 유럽 가스 가격 [원자재 포커스]
유럽 가스 가격은 지난 5월 말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오스트리아의 에너지 그룹 OMV 발 악재 때문이다. 러시아 가스프롬은 법원 판결 등을 이유로 OMW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스 분석 회사 ICIS의 톰 마르제크 만서는 "노르웨이에서의 중단과 가스프롬 고객사인 OMW 사건 등이 유럽 가스 가격의 주요 동인"이라며 "이번 중단으로 노르웨이의 가스 흐름이 20%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아시아에서는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인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더 많은 LNG를 수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유럽 가스 가격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마르제크 만서는 "글로벌 LNG 공급 균형의 부족은 겨울로 다가올수록 더욱 큰 긴장을 유발하지만, 노르웨이와 러시아의 파이프라인 공급은 보다 즉각적인 문제"라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