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CI
신세계건설 CI
유동성 우려에 신세계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신세계건설이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연이틀 주가가 급등하며 시장에서도 안도한 모습이다.

29일 오전 9시23분 현재 신세계건설은 전일 대비 2070원(16.82%) 오른 1만4380원에 거래됐다. 주가는 장중 29.16%까지 오르면서 가격제한폭 상단까지 뛰기도 했다.

신세계건설은 전날 이사회에서 재무구조 개선과 선제적 유동성 확보를 위해 6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신규 발행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이자율은 7.078%로 사채만기일은 발행일로부터 30년 뒤인 오는 2054년 5월29일까지다.

지난해 말부터 사채 발행과 영랑호 리조트 흡수 합병, 레저사업부문 영업 양수도 등을 통해 6000억원을 확보한 신세계건설은 이번에 추가로 6500억원을 조달하면서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이 대폭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된다. 신세계건설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807%였으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대금 인수 시 200% 미만으로 낮아진다. 통상 건설업계에선 부채비율이 200%대면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모기업의 지원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평가다. 모기업인 이마트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했다.

신세계건설의 최대주주인 이마트는 "종속회사인 신세계건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을 취득 예정인 에스이엔씨피닉스제일차(SPC·특수목적법인) 등이 대상증권 취득을 위해 투자자들과 진행하는 투자계약들과 관련해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어 "각 SPC가 투자계약상 원리금 상환할 재원이 부족할 경우 해당 투자계약상 채무 상환자금 부족금에 대해 자금보충 요청시 그 부족금을 각 SPC에 대여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신세계건설은 PF 우발 채무 영향에 유동성 우려가 불거져 나왔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세계건설은 시행사 등에 1조6760억원 규모에 대한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고위험 PF 보증 규모가 1조2000억원대로 알려졌으며,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보증 규모는 550억원가량이다. 또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원화 단기차입금과 기업어음(CP)도 1000억원가량에 이른다.

문제는 신세계건설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67억원 정도다. 유동성자산이 5845억원가량이지만, 이 중 매출채권이 3144억원가량으로 자금 회수에 문제가 생길 시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우려였다.

고금리 국면에서 부동산 건설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실적도 부진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50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0%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1878억원으로 적자규모를 키웠다. 올 1분기에도 영업적자 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급한 불을 끈 신세계건설은 향후 재무 개선을 바탕으로 그룹 안팎에 놓여 있는 대형 프로젝트들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6500억원의 추가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재무적 부담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경영 여건이 안정화되는 만큼 수익성 높은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수주하는 등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