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산업 성장세 둔화하는데…中 CATL 주가는 왜 오를까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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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떨어지는데 CATL은 상승
두 회사 주력 배터리 유형의 차이
CATL의 주력 제품 선호도 높아져
미국 유럽 등지서 점유율 확대 중
두 회사 주력 배터리 유형의 차이
CATL의 주력 제품 선호도 높아져
미국 유럽 등지서 점유율 확대 중
![배터리 산업 성장세 둔화하는데…中 CATL 주가는 왜 오를까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857856.1.png)

해외 투자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해외 증시에 대한 최근 이슈와 전문가 견해, 그리고 유용한 데이터를 찾아볼 수 있는 꿀팁을 전합니다.
글로벌 배터리 대장주인 중국 닝더스다이(CATL) 주가가 상승세입니다. 이 종목은 중국 선전종합거래소에서 연초부터 지난 27일까지 25.51% 올랐습니다. 이런 모습은 국내 배터리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과 대비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거래소에서 같은 기간 17.08% 떨어졌습니다.
두 종목 모두 지난해에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겪었습니다. CATL은 연중 고점(2023년 2월 1일)부터 연말까지 37.96% 떨어졌고,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연중 고점(2023년 6월 12일)부터 연말까지 30.15% 하락했습니다. CATL이 더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격차는 10%포인트가 안 됐습니다. 그랬다가 올해 한 종목은 상승 전환했는데 다른 한 종목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거죠.
두 종목 주가의 희비가 엇갈리는 표면적인 이유는 실적 전망 때문입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CATL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최근 5조5358억원(553억5800만위안)입니다. 이 전망치는 6개월 전 6조733억원, 3개월 전 5조6883억원에 이어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6개월간 이 수치는 8.9%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전망치가 더 극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개월 전 4조2487억원, 3개월 전 2조8309억원, 최근 2조2667억원으로 이 기간 46.6% 주저앉았습니다. CATL 실적 조정폭의 5배가 넘습니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CATL이 13.86배, LG에너지솔루션이 68.94배로, LG에너지솔루션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주가가 '오버 슈팅'된 상태인데 실적 전망마저 급격하게 조정받으니 설상가상이 된 거죠. 주가가 제법 조정을 받은 지금도 12개월 선행 PER이 CATL은 16.67배, LG에너지솔루션은 44.65배로 여전히 CATL이 더 낮은 상태입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배터리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는 이유는 전방 산업인 전기자동차 시장이 당초 예상에 비해 느리게 성장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로 인한 악영향은 물론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이 모두 받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CATL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전망치가 유독 가파르게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CATL이 LG에너지솔루션과의 고객사 확보 경쟁에서 이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내 점유율이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중국 자동차동력배터리산업혁신연맹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 내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CATL이 55.2%였고 LG에너지솔루션은 2.0%에 불과했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입니다. 중국 외 시장에서도 CATL이 이기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CATL의 중국 외 시장 점유율은 27.5%였고, LG에너지솔루션은 25.7%였습니다. 미국 테슬라를 비롯해 유럽의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 웬만한 전기차 업체는 모두 CATL의 배터리를 납품받고 있습니다.
![배터리 산업 성장세 둔화하는데…中 CATL 주가는 왜 오를까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856338.1.jpg)
테슬라가 최근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데 힘을 쏟고 있고, 심지어 배터리를 직접 생산키로 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가격 부담이 이슈로 떠올랐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유럽 볼보도 당초 전기차에 파우치형을 넣는 등 고급형을 사용했으나 2019년 CATL과 10년간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며 각형 배터리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이 CATL의 주가를 올리고 LG에너지솔루션을 떨어뜨리고 있는 겁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