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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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이달에도 2800선을 넘지 못하고 박스권에 머무른 가운데, 하반기엔 비로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 이익 성장 효과와 함께, 미국의 금리 인하와 중국 경기 부양책 영향이 코스피지수를 3000대까지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과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반도체와 조선, 자동차와 비철금속 업종에 다시 한번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이익 전망 '맑음'…코스피 최대 '3110'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하반기 코스피지수 상단은 3000 안팎이다. △신한투자증권 2550~3000 △키움증권 2500~3000 △한국투자증권 2500~3000 등이다. SK증권과 DB금융투자는 3000에 근접한 2700~2950, 2300~2950을 제시했다. 대신증권과 하나증권은 밴드 상단을 3110, 3100까지도 내다봤다.

이익 전망이 밝아진 점이 지수 상승의 기틀이다. 증권사 추정치 기준 상장사들 영업이익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분기에 58.9%, 3분기에 56.8%, 4분기에 63.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정점을 찍을 영업이익 상승률은 내년 1분기엔 5.4%로 분석돼 코스피도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또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연내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금리 인하 직후엔 기대 선반영의 영향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에도 호재다. 중국에 머물던 자금의 이탈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중국 증시의 최대 취약점이던 부동산 경기는 5년 만기 대출 우대금리 인하, 1조위안(188조원) 규모의 특별 국채 발행 등으로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경기가 안정되면 내수 소비 촉진이 일어날 수 있고, 미국 외 지역 달러 약세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에 우호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라도 더 간다…"전력기기株도 추가 상승"

지수 상승기엔 기존 주도주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선주는 1분기 주요 3사(한화오션·삼성중공업·HD한국조선해양)가 13년 만의 동반 흑자를 기록하며 주가가 올해 평균 15.62% 올랐다. 그럼에도 추가 상승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6배 수준으로 2015년 이후 저점 권이며, 충분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가격협상력이 높아진 점이 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경기 반등에 성공할 경우, 철강과 비철금속 업종 주가를 일으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인프라 투자로 철강 수요가 올해 정점일 가능성이 높고, 구리 가격도 더 오를 수 있다”며 “풍산고려아연, 세아베스틸지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와 밸류업 수혜주는 하반기에도 수급 측면에서 유효하다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반도체주 중에선 SK하이닉스, 밸류업 수혜주에선 기아와 하나금융지주를 유망기업으로 꼽았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지속적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비중이 늘고 있고, 기아와 하나금융지주는 주주환원이 확대될 가능성을 짚었다.

방산·바이오의 대표주로 자리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삼성바이오로직스도 폴란드·루마니아 수주 기대, 미국 바이오보안법 반사 수혜를 기반으로 매수를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력기기 업종 주가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을 필두로 한 산업재 종목은 전력 수요 증가가 단기 주가 급등 부담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