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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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배당을 많이 한 상위 20위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이 6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익의 6배를 배당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최대주주와 친인척 지분율이 높은 지주사 중 뚜렷한 실적 없는데도 배당을 늘리고 있어 투자에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22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작년까지 유가증권시장 배당성향 최고 업체는 자동차 부품사 서연이화의 지주회사 서연이었다. 서연은 2017년 배당성향이 68936.1%에 달했다. 제일연마(2022년·9915.1%), 유유제약(2020년·6172.8%), 두산밥캣(2017년·5289.2%), 신송홀딩스(2015년·5067.2%)가 이었다. 지난해엔 한국앤컴퍼니(3788.8%), 계양전기(2174%), 효성(2136.6%) 순으로 배당성향이 높았다. 서연이 포함된 2017년을 제외하면 연도별 배당성향 상위 20개 사 평균치는 602.5%였다. 대부분 연도가 해당 수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배당성향은 현금배당금 총액에서 당기순이익을 나눈 수치에 100을 곱해 산출한다. 개별 재무제표가 기준이다. 기업이 해당 기간에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한테 얼마나 나눠주었는지 알 수 있다. 수치가 높다고 주주에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순이익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배당을 펼칠 경우, 적정 운전자본을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서연은 2017년 개별 기준 순이익이 315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금 총액은 22억원이라 배당성향이 높게 나타났다. 투자형 지주회사는 로열티나 임대 수익을 제외하면 뚜렷한 자체 수입을 거두기 힘들어 수치가 높게 산출될 수 있다. 그럼에도 다섯 자릿수를 기록한 업체는 10년간 서연뿐이다. 연마석 제조 업체 제일연마와 제약사 유유제약도 해당 연도의 개별 순이익이 각각 1960만원, 2999만원으로 낮았다.

배당성향 상위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최대주주 및 친인척의 지분율이 높았다. 연도별 서연, 유유제약, 제일연마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46.06%, 40.72%, 50.92%에 달했다. 지난 1분기에도 지분율은 33.11~50.92%로 대동소이하다. 지난해 한국앤컴퍼니(47.26%), 계양전기(45.27%), 효성(56.1%)의 최대주주 지분율도 높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무리한 배당은 사업의 재투자 기회를 사라지게 만든다”며 “배당성향을 투자의 지표로 삼으려면 배당정책이 주주와의 약속에 의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이루어지는지, 특정 주주의 이권에 의해 진행되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