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트래블 추천, 2024년이 더욱 기대되는 우리나라 여행 도시 10곳을 소개한다.
세계유산 보물창고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7관왕을 달성한 보물 같은 도시, 전북 고창. 자칫 잊고 살기 쉬운 삶의 가치를 고창에서 배운다. 고창군과 매일유업이 조성한 상하농원은 ‘짓다·놀다·먹다’라는 테마 아래 농촌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한다.
목장의 풍경부터 다르다. 너른 들판에 방목된 소와 양, 당나귀는 울타리를 나와 여유롭게 풀을 뜯는다. 동물과 교감하며 먹이를 주고, 텃밭에서 작물을 수확하는 특별한 체험이 이곳에선 가능하다. 햄부터 빵·치즈·참기름까지 건강한 먹거리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직접 견학할 수 있다. 로컬의 신선함이 가득 담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도 놓치지 말자.
다도해를 넘어 우주로 가는 길
'지붕 없는 미술관' 전남 고흥은 우주와 자연이 공존하는 유일무이한 도시다. 오직 고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행운이 있으니 바로 고흥우주발사전망대다. 남열해돋이해수욕장 옆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조성된 전망대로,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발사기지인 나로우주센터와 15km 거리에 위치해 나로호 발사 장면과 다도해의 절경을 가장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고운 금가루를 흩뿌려놓은 듯 반짝이는 백사장과 남도 유일의 서핑 스폿을 보유한 남열해돋이해수욕장도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 매년 1월 1일 해맞이 행사가 열릴 정도로 아름다운 일출·일몰을 자랑한다. 함께 둘러보기 좋은 해안산책로 미르마루길, 용바위, 팔영대교 등이 인근에 있다.
‘자연특별시’ 무주 방문의 해
8000만 태권도인의 성지 태권도원과 덕유산 국립공원을 품은 수려한 자연, 밤하늘을 수놓는 반딧불이는 전남 무주의 자랑이다. 자연의 절정을 만끽하고 싶다면 적상산으로 향하자. 한국 100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적상산은 가을이면 단풍 덕에 한층 깊어진 붉은빛의 절경을 뽐낸다. 고운 한복 치마를 두른 듯 붉은 바위절벽이 아찔한 병풍을 이룬다.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집채만 한 바위를 긴 칼로 두 동강 내 길을 만들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장도바위’를 지나 향로봉·천일폭포·적상호 등 자연의 축복이 내린 풍경을 눈에 담으며 산행을 즐기기 좋다. 산 중턱에는 신선한 무주 머루로 만든 와인 5종을 맛볼 수 있는 머루와인동굴이 자리한다. 무주의 머루는 과실이 단단하고 달콤해 맛이 좋다. 등산으로 지친 몸을 풀어주는 와인족욕 체험도 인기다.
역사와 문화가 꽃피는 곳
치유의 3대 온천과 아름다운 자연, 365일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충남 아산. 이순신 장군의 얼을 따라 현충사 가는 길이 아름답다. 충무공이 전사한 지 100여 년이 지난 1706년 그의 애국심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으로 이듬해 숙종이 친히 현충사란 이름을 내렸다. 국보 난중일기, 보물 장검을 비롯해 이순신이 직접 쓴 편지, 무과에 급제하기 전부터 살던 옛집, 활쏘기(습사)를 즐기던 활터 등 장군의 흔적이 가득하다.
역사 탐방과 더불어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도 제격인데, 봄이면 매화·산수유 등 봄꽃이, 가을이면 단풍이 현충사를 화사하게 물들이기 때문. ‘현충사 달빛야행’ 등 현충사의 이면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수시로 펼쳐지니 아산의 역사와 문화에 푹 빠지고 싶다면 주목할 것.
고래가 들려주는 옛이야기
인간과 고래의 삶이 깃든 도시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울산 남구 장생포고래문화마을은 고래가 남긴 삶, 그리고 추억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국제포경협회가 상업적 고래잡이(포경)를 금지한 1986년 전까지 장생포는 한국의 대표적인 고래잡이터였다. 포경이 금지된 이후에도 고래 도시 장생포를 기억하기 위해 고래문화마을·고래박물관·고래생태체험관 등을 조성했고, 2008년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돼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고래문화마을은 포경기지로 번성했던 옛 장생포마을의 레트로한 감성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다. 문방구·책방·사진관·다방·초등학교 등 마을 곳곳에 자리한 스폿이 옛 기억을 되살린다. 검정색 교복을 대여해 사진을 남기며 ‘라떼’ 시절 추억에 젖어보는 것도 좋겠다.
화랑정신의 뿌리를 찾아서
화랑도의 근본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문화·관광·예술의 메카 경북 청도의 매력에 빠질 시간. 매년 음력 2월이면 과거과 현대를 잇는 문화행사가 청도에서 펼쳐진다. 그중 청도읍성 밟기는 부녀자들이 읍성을 밟으며 열을 지어 도는 풍속이다.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남자가 읍성을 지키고 여자는 성벽을 튼튼하게 다지면서 무기로 활용할 돌을 머리에 이고 운반하던 데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읍성을 한 바퀴 돌면 액운을 쫓고, 두 바퀴 돌면 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읍성 밟기가 열리는 청도읍성은 달빛 초롱길, 보름달 조형물 등이 빛나는 야경 명소이기도 하다.
평균 해발고도 900m, 하늘 아래 첫 도시
“세계 고원 기차역 투어, 통리역에서 출발합니다!” 2012년 폐쇄된 통리역과 철도 부지를 활용해 탄생한 강원도 태백의 오로라파크에서 천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태백의 밤하늘과 별을 주제로 꾸며져 어둠이 내리면 동화 속 세계에 들어온 듯한 환상에 휩싸이게 된다. 해발 680m에 지어진 통리역의 특성에 맞춰 미국·스위스·호주·일본·중국 등 세계 5개국의 고원 역사를 캐릭터 하우스로 소개한다.
통리역사를 통과해 플랫폼에 들어서면 갱차와 증기기관차 뒤로 49.2m 높이의 눈꽃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전망대에선 티끌 한 점 없는 태백의 푸른 하늘을 조망할 수 있고, 별빛전시관·야외공원에서는 은하수, 오로라, 사계의 별자리를 관측하는 특별한 경험이 현실이 된다.
평화를 염원하는 발걸음
DMZ를 품은 아름다운 자연이 손짓한다. 경기 파주 임진각관광지는 1972년 6·25전쟁으로 인한 실향민을 위해 세워진 임진각을 비롯해 실향민이 고향을 향해 제사를 지내는 장소인 망배단, 1953년 국군과 유엔군 포로 1만2773명이 자유를 찾아 건너온 자유의 다리, 미군과 중공군의 치열한 전투 도중 피폭된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등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제는 화해와 상생의 상징이 된 임진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 평화누리공원에는 무지개색 바람개비 3000여 개가 돌아가며 장관을 이룬다.
1500년 세월 건너 세계 속 가야로
황금빛 가야 문명이 빛나는 경남 함안. 지난 2023년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함안 말이산 고분군을 중심으로, 보고 즐길 것이 넘친다. 함안군 산인면에는 뱀이 기어가듯 구불구불 흐르는 입곡저수지가 있다. 일제강점기 농업용수를 마련하기 위해 만든 이 저수지 일대가 청량한 숲길로 다시 태어났다. 저수지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깎아지른 절벽에 우거진 송림이, 오른쪽으로는 활엽수림과 침엽수림이 조화를 이룬다.
숲은 매 계절 바지런하게도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봄이면 저수지 주변 산책로를 따라 벚꽃과 진달래가 장관을 이루고 가을이면 청단풍이 붉은색으로 점차 물들며 정취를 더한다. 저수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길이 112m, 폭 1.5m의 출렁다리를 건너며 계절을 만끽할 수 있다.
자연과 하나 되는 힐링 쉼터
맛과 쉼의 고장 전남 함평으로 떠나보자.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다리를 따라 걷길 한참,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듯 행복한 착각이 든다. 무지갯빛으로 새 단장한 갯벌탐방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돌머리해수욕장은 1km의 백사장과 울창한 솔숲을 갖춘 함평 대표 명소다.
8926㎡(2700여 평) 규모의 인공 해수풀장 덕에 밀물과 썰물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어 여름철에 특히 인기다. 어린이 물놀이장·해수찜 치유센터·갯벌 체험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해양관광 기반 시설도 갖췄다. 해 질 무렵 이곳의 해넘이는 가히 일품. 하늘과 바다가 타오를 듯 붉은빛으로 변하는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