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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로 집을 옮긴 회사원 박모 씨(41)는 "남편 직장이 있는 삼성동은 물론이고 제 직장인 여의도도 지하철 9호선(종합운동장역)을 타면 금방 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총 5678가구에 이르는 '잠실엘스'는 2008년 준공된 이후 잠실 대장주로 일컬어진다.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과 2·9호선 종합운동장역과 맞닿은 역세권 아파트이자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단지 내 있어 실거주 만족도가 높은 단지다. 마이스(MICE) 거점 사업 등 개발 호재까지 갖췄다.

‘실거주자 천국’ 모든 편의시설 걸어서

단지 동쪽에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리센츠(5563가구)가 맞닿아 있고, 대각선 맞은편에 주공3단지를 새로 지은 트리지움(3696가구)이 자리 잡고 있다. 서로 다른 단지이지만 3개 단지가 붙어있는 만큼 리센츠, 트리지움의 단지 내 상가도 이용하기 쉽다. 맛집, 카페 등이 몰려있는 잠실새내 번화가도 길 건너편에 있다.
단지 내 잠일초등학교와 신천중학교, 잠일고등학교가 있다.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단지 내 있는 곳은 '엘·리·트·레·파' 5곳 중 엘스와 리센츠 2곳뿐이다. 실거주자가 가장 만족하는 부분 중 하나다. 주차 등 단지 내부 시설도 잘 관리되고 있다는 평이다. 지상에 주차장이 없어 단지 내부가 공원 같다. 주차는 총 7712대로, 가구당 1.35대 수준이다.
실거주 만족도가 높은 만큼 전세 수요도 일정 수준이 꾸준히 유지된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 2월 12억원에 전세 신규 계약이 이뤄졌다. 6개월 전 계약한 작년 8월 동일 평형의 전세보증금(9억원)보다 3억원 높은 값이다. 다만 역전세난(기존 전세 보증금보다 현 시세가 낮은 현상)이 해소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2021년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고점을 찍을 당시 전용 84㎡의 전세보증금이 15억~16억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단지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작년 말 전셋값이 바닥을 찍은 이후 전반적으로 오르는 추세"라며 "대출 이자 부담이 크기 때문에 13억원 선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ICE 등 개발 호재 갖춰 … 토허제 재지정되나
매매가격도 서울 지역에서 유일하게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는 2월 셋째 주(19일 기준) 전주 대비 0.01% 오르며 12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넷째 주(26일 기준) 매매가격 변동률도 0.01%를 이어갔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유일한 상승 지역이다. 올해 들어 실거래가격은 전용 84㎡ 기준 22억~23억원대로 형성됐다. 2021년 10월 27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후 작년 1월 18억700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잠실엘스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속한다. 반드시 실거주해야 하고 투자 목적으로 매수하기 어렵다. 올해 6월22일까지 재지정됐고 추가 지정 여부는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잠실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도 해제될지 관심을 끈다. 잠실 지역 주민들은 재산권 침해를 구역 해제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