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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스트라이크'…AI 훈풍에 올라탄 보안株 [글로벌 종목탐구]
사이버 범죄 고도화, AI 보안 수요 늘어
12개월 동안 주가 3배 급등
높은 PEG에 '고평가' 의견도


지난해 하반기에만 카지노 MGM리조트 사이버 공격, 마이크로소프트 이메일 해킹 사건 등이 잇따르는 등 기업을 노린 사이버 범죄가 끊이지 않았다. 생성형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도입으로 사이버 범죄 역시 고도화하고 있다. 네트워크 보안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할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주목받으며 작년 한 해 동안 주가가 3배 가까이 뛰었다. 이 회사는 골드만삭스, 이베이와 같은 고객사에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년 연속 정보기술(IT) 시장분석·컨설팅 기관 IDC 선정 전 세계 엔드포인트 보안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로고/=크라우드스트라이크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로고/=크라우드스트라이크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클라우드 기반 '엔드포인트'(네트워크에 최종 연결된 IT 장치) 보안 솔루션에 주력하고 있다. 해커가 진입하는 길목을 지키는 것이다. 이 부분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전체 네트워크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철저한 보안은 필수다. 이 회사는 PC, 스마트폰 등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에서 AI 머신러닝을 사용해 침입을 감지하고 위협을 추적한다. 주로 기업 간 거래(B2B) 고객을 대상으로 원격 및 재택 근무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보안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빠른 성장세, 수익 전망 밝아

21일(현지시간)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주가는 292.36달러로 지난 12개월 동안 160% 가량 급등했다. 경쟁사인 팔로알토 네트웍스(49.64%)와 Z스케일러(78.42%)보다도 오름세가 가팔랐다. 이 회사는 AI 보안 수요를 타고 빠르게 성장해 2019년 IPO 이후 시가총액은 5배 가까이 뛰었다. 현재 시가총액은 700억달러(약 93조원)가 넘는다. 2019년 6월 기업공개(IPO) 당시 110억4100만달러(약 14조7800억원)였던 시총이 5년 만에 6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2018년 회계연도부터 2023년 회계연도까지 6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CAGR)은 80%에 달한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AI 훈풍에 올라탄 보안株 [글로벌 종목탐구]
2023회계연도(2022년 2월~2023년 1월) 매출은 전년 대비 54.45% 늘어난 22억4100만달러(약 3조원)로 집계됐고, 성장세가 지속돼 2024회계연도(2023년 2월~2024년 1월)에도 36.1% 성장했다고 추정된다. 2025회계연도(2024년 2월~2025년 1월) 매출은 28.3% 늘어난 39억4000억달러(약 5조260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2025회계연도에 약 27%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2024회계연도 3분기(2023년 8~10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3% 늘어난 7억8601만달러(약 1조495억원)로 집계됐다. 고객들이 여러 기능을 채택하기 시작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다. 여러 공급 업체에 사이버 보안을 맡기기 보다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 의존하는 고객들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3분기 기준 6개 기능을 채택한 고객 비율은 42%로 전년 동기(36%) 대비 6%포인트 높아졌다. 8개 이상의 기능을 사용하는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보안 위협에 대한 대규모 데이터도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헨디 수산토 갬코 인베스터 포트폴리오 관리자는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려면 규모가 중요하다"며 "이 회사는 가장 많은 공격을 목격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해 시스템에 정보를 제공해 스마트하게 만들고 공격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성장주로 주목흑자는 아직

월가 전문가들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AI 성장주로 주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주식에 대한 의견을 '동일 비중'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를 101달러에서 304달러로 높였다. 함자 포더왈라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수요 증가, 플랫폼 확장세, 최근 출시된 샬럿AI를 비롯해 제품 주기도 확대되고 있다"며 "(회사가)모든 부문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푸 리 캔터 피츠제럴드 분석가도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주식에 360달러의 목표가를 제시하고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최근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 및 인도 진출이 대표적이다. 지난 13일에는 영국 기업 이그니션 테크놀로지와의 파트너십 협력관계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그니션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영국 전역에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대표 플랫폼인 팔콘 XDR을 배포하기 위한 전략이다.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시에는 4831㎡(약 5만2000ft2)규모의 새로운 사무실을 내기로 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AI 훈풍에 올라탄 보안株 [글로벌 종목탐구]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주가가 다소 비싸다는 의견도 있다. 주가순이익성장비율(PEG)이 현재 2.44로 동종 업계의 평균 PEG 비율(1.75)보다 다소 높다는 지적이다. PEG는 연평균 주당 순이익(EPS) 성장을 전망치로 나눈 값으로 성장성을 고려한 밸류에이션 지표다. 낮을수록 가치가 저평가된 주식으로 평가받는다. 영업이익도 아직은 흑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대규모 데이터와 AI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매수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증권가 애널리스트 52명 중 47명이 매수 의견, 3명이 보유 의견을 제시했다. 12개월 목표가는 312.12달러 수준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다음달 5일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경쟁사 팔로알토 네트웍스가 여러 제품을 묶어 할인 판매에 돌입하면서 디지털 보안업계의 수익성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