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학군·쇼핑 원스톱 생활권…맞벌이들의 '워너비 동네'
“서울에서 이만한 입지를 가진 곳은 드물어요. 지하철 2호선·9호선(급행)이 바로 앞이고 조금만 걸어가면 5호선도 이용 가능하니까요.” (서울 영등포구당산5가 A공인중개사)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산역 일대는 직장인이라면 탐낼 만한 입지다. 트리플 역세권에 서울 3대 업무지구를 30분대로 갈 수 있어서다. 당산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2000년초 지어진 아파트부터 2020년 준공한 새 아파트까지 다양하다. 가격대가 골고루 분포돼 있다 보니 선택지도 넓은 편이다. 그 중에서도 ‘삼성래미안 4차’는 이 지역의 대장아파트로 꼽힌다. 지난달 이 단지 전용 84㎡가 16억원에 거래됐다. 준공 5년차인 ‘당산 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의 최근 거래가격이 16억1000만원인 것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황금입지 당산 대장 아파트 삼성래미안4차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5가에 들어선 ‘삼성래미안 4차’는 2003년 12월 준공된 1391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당산역 인근 당선동4·5가에 있는 단지 중 유일하게 1000가구가 넘는다. 강남맨션 아파트를 재건축했다.
당산 삼성래미안 4차
당산 삼성래미안 4차
인근 공인중개사는 단지의 특징을 ‘황금 입지’라는 단어로 요약했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인 여의도, 광화문, 강남으로 이동이 편리해서다. 이 단지는 9호선 당산역 10번 출구에서 3분 거리다. 출구를 나오면 단지 상가가 바로 보인다. 특히 9호선 급행이 정차하는 역이라는 게 장점이다. 2호선 당산역 6번 출구에서도 횡단보도만 건너면 단지로 이어진다. 단지가 평지에 있어 단지 내에서도 이동이 쉽다.

역세권 입지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인프라도 풍부하다. 대장 아파트라면 갖추고 있어야 하는 ‘공세권’ 단지다. 도보 10분 거리에 양화한강공원이 있다. 일부 가구에서는 한강이 내다보인다. 홈플러스(영등포점), 이마트(영등포점), 타임스퀘어 등도 이용 가능하다. 다만 대로변 쪽 일부 단지는 2호선 지상철이 지나가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2호선 당산역 지상철
2호선 당산역 지상철
이 단지는 전용 84~161㎡인 중형 이상으로만 구성돼 있다. 전용 110㎡(40평대)가 742가구로 가장 많다. 지난해 12월 전용 115㎡는 1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16억원에 매매된 전용 84㎡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다. 직장인 중에서도 자녀를 둔 부부에게 가장 알맞은 단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자녀를 키우기에도 학군이 나쁘지 않다. 단지 200m 내 당서초교가 있다. 선유중·윤중중·선유고도 인근에 있어 초·중·고 학세권이다. 단지 맞은편 상가를 중심으로만 학원가가 형성돼 있다. 고등학생 이상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단지 내 상가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B씨는 “인근 목동으로 학원을 보내거나 자녀가 중·고등학생이 되면 이사를 알아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 평형에 10억원대 단지를 찾는다면

당산역 인근에 살고 싶지만 중대형 면적대가 부담된다면 ‘삼성래미안 4차’ 뒤편으로 ‘효성 1차’(1999년 준공), ‘당산현대5차’(2000년 준공)를 고려해볼 수 있다. 당산동은 아니지만 오른편에는 ‘영등포삼환’(1999년 준공)도 있다. 세 단지 모두 전용 59㎡부터 시작한다.

효성1차와 현대5차는 2·9호선 당산역을 둘 다 이용할 수 있다. 두 단지 전용 59㎡의 최근 거래는 9억9700~10억7000만원대에 이뤄졌다. 영등포삼환은 이보다는 더 가격이 낮은 편이다. 9호선은 9번 출구를 통해 탈 수 있지만, 2호선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8억원대에도 매매가 있다.
영등포삼환 아파트
영등포삼환 아파트
세 단지 주변을 걷다 보면 하원하는 어린이나 어린 자녀와 손을 잡고 걷는 부모가 자주 보인다. 영등포동8가 C공인 관계자는 “삼성4차는 가격이 높기 때문에 뒷단지는 주로 신혼부부나 어린 자녀를 둔 부부들이 선호한다”며 “최근 아파트를 내놓은 부부도 초등학교를 아직 안 들어간 자녀를 오래 키웠다”고 전했다. 특히 영등포삼환은 지상 주차장이 없어 어린아이를 키우기에도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세 단지 모두 단지 내 어린이집이 있다.

투자는 글쎄실거주 추천

공인중개사들은 당산역 일대 단지는 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계단식과 복도식 아파트가 혼재해 있고 노후화돼 전세 수요가 적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 당산동 대부분이 준공업단지인 데다 용적률 250%에 육박하는 곳이 많아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최근 준공업지역 내 공동주택을 지으면 최고 400%까지 용적률이 완화되는 조례가 추진 중인 만큼 향후 투자 가치가 올라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