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공매도 금지로 애널리스트 영향력↑"…주목해야 할 실적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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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성과 우수한 '이익 컨센서스 상향' 조건, 공매도 증가 땐 부진"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 상향폭 가장 큰 '삼영'…방산·車부품 계열사 둔 지주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전망의 영향력을 더 강하게 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애널리스트의 이익 전망치가 상향돼 시장의 주목을 받는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실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평균인 컨센서스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바탕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성과는 중장기적으로 우수하게 나타났지만, 공매도 거래가 늘어나는 시기에는 그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에서 퀀트 분석을 담당하는 이경수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 영업이익 컨센서스의 1개월 상향폭 상위 20% 종목으로 구성한 종목군의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등락률 대비 590%포인트(p) 높았다.

이경수 연구원은 “이번 시뮬레이션은 월간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종목별 리포트 발간일의 월말에 집계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매매가) ‘후행적’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초에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종목을 월말 종가 기준으로 매수하는 사례가 포함돼 있었지만, 수익률이 전체 증시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는 의미다.
자료=하나증권
자료=하나증권
다만 공매도 거래가 증가했을 때는 ‘컨센서스 상향’ 조건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주식시장의 공매도 거래 증감과 1개월 영업이익‧순이익 컨센서스 상향 조건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 수익률 사이의 상관계수는 –0.3 수준으로 나타났다. 퀀트 분석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구성 조건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공매도 증가 시기에 공매도 거래의 표적은 주로 호실적이 예상돼 주목을 받는 종목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거꾸로 생각하면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없을 때는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바탕으로 한 투자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증시 붕괴에 대응해 공매도 거래가 한시적으로 금지된 2020년 3월16일부터 2021년 5월2일까지의 기간 동안 실적 전망치 상향 조건의 포트폴리오가 주요 퀀트 포트폴리오 구성 조건들 중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더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최근 한달 동안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가 상향된 종목을 스크리닝했다. 상향폭이 5% 이상인 종목은 모두 18개였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순이익 컨센서스가 가장 크게 상향된 종목은 삼영이다. 방위산업용 부품을 만드는 SNT다이내믹스, 차량용 부품을 생산하는 SNT모티브, 산업설비기업 SNT에너지 등을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NT다이내믹스와 SNT모티브의 전신은 각각 통일중공업과 대우정밀로, 높은 제품생산성과 오랜 거래처 관계가 안정적인 사업 경쟁력”이라며 “업황 개선에 의한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최근 한 달 동안 60.45% 상향됐다. 고무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유통망 회복으로 유럽과 중국에서의 매출 증가에서 비롯된 3분기 호실적이 추정치 상향으로 이어졌다.

다만 이경수 연구원은 실적 추정치가 상향된 종목군들의 주가가 당장 상승 곡선을 그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매도 거래가 금지된 직후에는 숏커버링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는 “숏 커버링이 어느 정도 진행된 연말 배당락 전후가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최적의 환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