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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인터뷰
[마켓PRO] 유현수 KB증권 부장 "일본 소비재 담은 ETN은 국내 최초, 테마형 상품 추가로 낼 것"
"일본 소비재를 테마로 한 상장지수상품(ETP)는 국내에선 KB증권이 처음입니다. 일본 장기 엔저가 끝날 거란 예상이 있지만 일본 경기가 살아나면 소비재 테마도 상승세를 보일 겁니다. 앞으로 일본 관련 ETN을 추가로 더 상장할 계획입니다."

유현수 KB증권 패시브2부 부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B증권의 상장지수증권(ETN) 전략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KB증권은 다음달 15일 'KB 일본 로보틱스 TOP10 ETN'과 'KB 일본 컨슈머 TOP10 ETN'을 각각 상장한다. 국내에서 일본 기업에 선별해 투자하는 ETN이 신규 상장된 것은 7년만이다.

일본 소비재 관련 기업에 집중한 ETP 상품은 국내에선 KB증권이 처음이다. 'KB 일본 컨슈머 TOP10 ETN'은 일본 게임기업인 닌텐도와 소니, 도쿄 디즈니랜드 운영사인 오리엔탈랜드, 유니클로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 일본 식품기업인 아지노모토, 일본 주류 업체인 아사히그룹홀딩스 등을 담았다.

'KB 일본 로보틱스 TOP10 ETN'은 로봇에 집중한 ETN이다. 일본 산업용 로봇 업체인 화낙과 산업용 센싱기술 전문업체인 오므론, 중장비 로봇 업체인 야스카와전기, 머신비전 전문업체인 키엔스, 미츠비시, 캐논 등을 담았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일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나 ETN은 니케이225 또는 TOPIX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거나 엔선물 상품인 경우가 다수다. 현재 거래되는 일본 테마형 상품 중에서는 'TIGER 일본반도체FACTSET',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 'ACE일본반도체' 등이 있다.

유 부장은 "일본은 로봇 기업들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업체들이 중국에서 리쇼어링을 하면서 일본 산업기계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소비재주도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을 벗어나면서 수혜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돼 테마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일본 증시는 일본은행의 엔저 정책과 워런 버핏의 일본 주식 매수 영향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니케이225 지수는 지난 20일 33년만에 3만8000선을 넘기도 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투자 관심도 역시 날로 높아지고 있다.

다만 다수의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에 섣불리 투자하기 어려웠던 게 현실이다. 일본 도쿄거래소의 경우 국내 증시와 달리 단주거래가 되지 않고 100주단위로 거래해야 한다. 만약 국내 투자자가 소니그룹에 투자하고 싶다면 24일 종가(1만2850엔) 기준으로 최소 128만5000엔(약 1123만원)어치를 매수해야 한다.

반면 이런 주식들을 담은 ETN에 투자할 경우 국내 증시에서 1주씩 거래가 가능하다. 테마형 ETN을 통해 투자자들은 그동안 관심 있던 일본 기업에 보다 간단히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KB증권의 설명이다.

유 부장은 "투자 종목을 10개로 집중한 것도 100주씩 거래할 때 생길 수 있는 괴리율 발생 등 운용상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ETF 시장이 올해 자산 100조원을 넘긴 데 비해 아직 ETN 시장 성장은 아직 더딘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N 시장의 지표가치총액(실제 투자자들이 보유한 금액) 규모는 지난 23일 기준 13조5496억원에 그친다. 수요 역시 대부분 원자재 관련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집중돼 있다.

다만 이러한 경향이 최근 들어서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게 유 부장의 설명이다. 급등했던 원유, 천연가스 가격이 갈수록 안정되고 있어 ETN 시장에서도 다양한 테마형 상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유 부장은 "최근 원유 관련 변동성이 안정되면서 오히려 주식형, 채권형 ETN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며 "KB증권도 내년에는 채권형 ETN 라인업을 늘리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KB증권은 일본 테마형 ETN 2종을 내놓은 뒤로도 일본, 중국 등 다양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다.

유 부장은 "일본 관련 상품으로는 테마형 상품을 2~3개 정도 더 출시할 계획"이라며 "중국의 경우 5G 통신과 같은 섹터를 유심히 보고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