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공포보다 기회를 탐색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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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록 아샘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유상록 아샘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유상록 아샘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약해진 투자 심리

10월 주식시장은 하락폭이 확대됐다.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는 7.59%, 코스닥지수는 12.48%가 하락했다. 고금리 지속과 중동 전쟁 확산으로 내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은 더 커진 탓이다.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시장은 호재에는 둔감하고 악재에는 민감한 국면에 들어섰으며, 10월 중후반에는 반대매매 대상의 주식 금액이 5000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리 고점에서 주식시장 하락은 기회

가파른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9%를 기록한 미국 경제에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수요가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두루 나타나는 상황에서 유지되는 고금리도 의심스럽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국채 발행 물량이 많은 반면 외국 중앙은행이나 장기 기관투자자의 매수가 용이하지 않은 점이, 길게는 미국의 경제성장이 양호할 것이고 그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각각 이유로 꼽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에서 물가상승률의 전망치 부합과 경기하강 리스크를 감안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10회 연속 이어온 인상을 멈춘 것으로, 이로써 ECB의 기준금리 인상사이클은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1조위안 규모의 국채 추가 발행을 결정하고 인프라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경기의 하방은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가파른 금리상승의 후폭풍을 걱정하며 하락했던 주식시장이 내년까지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와 주도주 부재 등으로 거래대금이 감소하며 전저점에 근접하고 있다. 중동 전쟁을 비롯한 국가 간 갈등이 불확실성 요소이긴 하다. 하지만 금리는 속도와 폭의 문제이지 상승보다는 하락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은 이제 기회의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료=IMF, 아샘자산운용
자료=IMF, 아샘자산운용
반도체를 기반으로 기업실적 반등

내년 KOSPI의 영업이익은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올해보다 2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회복 중이다. 투자 매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하는데, 내년 하반기 시황, 특히 수요 회복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기인한다. 전기차‧이차전지는 수요 둔화에 따라 내년 매출성장 전망의 하향조정이 본격화됐다. 이미 그러한 우려는 3분기 중에 시작됐고, 주가에도 반영돼왔지만, 단기적으로는 반등의 촉매가 부족해 보인다. 자동차와 은행은 여전히 견조한 이익을 시현하고 있음에도 각각 향후 수요와 대출 부실 우려가 밸류에이션을 누르는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소재업종은 여전히 사이클 저점에 있다. 중국 내 과점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철강업종이 양호한 이익을 시현하고 있지만, 순수화학업체는 22년을 저점으로 완만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재는 경기 부진 여파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이며, 산업재는 고금리에 따른 투자 위축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공포보단 기회의 탐색을

지금은 위험자산 가격 하락의 공포에서 한 걸음 물러서 탐색의 시간을 가질 때라고 생각한다.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수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 수준이다.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인 기업들, 꾸준한 이익을 내면서 PER이 10배 이하인 기업들, 업황 사이클 저점에서 PBR이 0.5배 이하인 기업들이 많다.

기회의 영역은 인공지능, 로보틱스를 활용하여 신규 시장을 창출하거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분야(자율주행, 게임 등),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의 재고 축적 수혜를 볼 수 있는 제조업체, 해외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거나 신약 개발 성과가 가시화되는 의료기기‧바이오에서 찾아 볼 만하다. 고금리 영향권 아래에 있는 만큼 생존의 경계선상에 있는 자산은 여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BR. /자료=퀀트와이즈, BNK투자증권, 아샘자산운용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BR. /자료=퀀트와이즈, BNK투자증권, 아샘자산운용
[마켓칼럼] 공포보다 기회를 탐색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