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가는데…국민연금 달러로 받을까 유로로 받을까
30대 회사원 A씨는 직장가입자로서 한 번도 빠짐없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 진학을 위해 미국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 A씨가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하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는 걸까?


1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A씨는 이민을 가더라도 국민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 해외송금' 제도를 통해서다.

이 제도는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최소 가입기간(10년)을 충족한 수급권자가 해외로 이주하며 국민연금 해외송금을 희망할 경우 해외에서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최소 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해 반환일시금을 받는 경우에도 해외에서 수령할 수 있다.

신청자가 원하는 화폐를 지정해 수령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공단에 따르면 지급 가능한 통화는 총 16개다. 미국 달러(USD), 캐나다 달러(CAD), 홍콩 달러(HKD), 일본 엔(JPY), 영국 파운드(GBP), 스위스 프랑(CHF), 호주 달러(AUD), 인도 루피(INR), 유럽연합 유로(EUR), 뉴질랜드 달러(NZD), 덴마크 크로네(DKK), 스웨덴 크로나(SEK), 싱가포르 달러(SGD), 노르웨이 크로네(NOK), 태국 바트(THB), 필리핀 페소(PHP) 등으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송금 시 발생하는 수수료, 글로벌 은행간 결제시스템을 이용할 때 드는 전신료 등 기본 수수료는 공단이 부담한다. 다만 국외은행의 수취 수수료를 비롯한 그 외의 비용은 수급권자가 지불해야 한다.
이민 가는데…국민연금 달러로 받을까 유로로 받을까
해외송금 혜택을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한다. A씨의 경우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 연금을 청구하면서 해외송금을 함께 신청하면 된다. A씨와 달리 연금을 이미 받고 있던 사람이 해외송금을 신청하지 않고 외국으로 나간다면 기존에 연금을 받던 국내 계좌로 계속 지급된다.

해외송금은 전국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 팩스, 인터넷(공단 홈페이지)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친족관계 증명서류 등을 지참해 대리신청도 가능하다. 연금 수급 중에 해외송금을 신청하거나 연금 청구시 해외송금을 신청할 때는 공통적으로 해외송금신청서와 본인의 입출금 계좌임을 증명하는 서류, 해외이주 입증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공단은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해외 수급자를 대상으로 매년 정기적인 수급권 변동 여부를 점검한다. 이에 따라 해외체류 사실과 이혼, 사망 등에 따른 수급권 변동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해외이주 시 현지 주소와 연락처도 공단에 제공해야 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