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사정포에 韓 아이언돔도 무력화?…"값싼 무기의 역설에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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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재래식 무기 총공세로
이스라엘 첨단 ‘아이언돔’ 뚫어
한국형 아이언돔 2026년까지 개발
北 장사정포 1만발 쏟아지면 방어 역부족
北軍 움직임 포착할 위성·레이더 활용을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국내에서도 이같은 의문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당시 하마스는 짧은 시간에 로켓포 수천 발을 쏟아 부으며 이스라엘의 대공 요격 시스템 ‘아이언돔’을 뚫고 많은 인명 피해를 낳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기에 대한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는 'NO'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이 개발 중인 이른바 '한국형 아이언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의 실전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2026년 개발 예정인 LAMD가 실전 배치될 때까지 북한의 장사정포 요격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란 점에 동의하고 있다.
다만 정찰위성 등 우리 군의 정찰 자산이 개발 중에 있어, 북한의 기습 작전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그럼에도 '싸구려 아날로그 무기로 최첨단 방어무기를 뚫는 역설'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 역시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군의 첨단 미사일 요격체계에 대응할 전술을 개발할 힌트를 얻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이 단시간에 대량의 야포와 로켓포를 활용해 우리 군의 방어·요격 미사일을 대량으로 소모시킨 뒤, 다양한 장·단거리 미사일 공격을 할 경우 군이 대응하기 힘들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 군이 준비하고 있는 요격 무기는 LAMD다. 방위사업청의 '유도 무기체계 발전방향' 계획안에 따르면 LAMD는 마하 2~4로 날아오는 북한의 장사정포(구경 240㎜과 300㎜ 로켓)와 마하 4 이하의 탄도미사일의 요격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요격 미사일은 LIG넥스원이 개발한 해궁(함대공 미사일)을 변형해 개발되고, 발사차량 한 대당 32발까지 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더는 북한의 장사정포 및 방사포 등을 동시에 최대 100발 가량까지 탐지·식별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LAMD 개발 완료 시점 역시 기존 2029년에서 2026년으로 앞당겼지만, 실전 배치 이후에도 시간당 1만 발 이상을 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군 장사정포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2026년 LAMD가 개발 완료되도 실전배치까지는 또 수 년의 시간이 걸린다"며 "그 사이에 요격 무기가 마땅치 않아 북한의 공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군사 기고가인 최현호 밀리돔 대표는 "LAMD가 애초 국내 전 지역을 방어하는 게 아니라 중요 핵심시설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라며 "요격 미사일 단가를 최대한 낮춰 방어 지역을 넓힐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음 달(11월)부터 발사되는 우리 군의 정찰위성은 장사정포 등 북한군의 움직임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군은 이른바 '425 사업'을 통해 내년까지 한반도 주변을 감시하는 정찰용 레이더 위성 4기와 광학위성 1기를 발사할 계획이다.
5기의 위성이 떠오르면 한반도 상공을 2시간에 한 번씩 감시할 수 있다. 군은 후속 사업으로 정찰위성 사이의 시간 간격을 메울 수 있는 초소형 위성 발사 계획도 갖고 있다. 국내 위성 방산업체 관계자는 "군과 국가정보원이 사용할 수 있는 위성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이번 이스라엘 사태와 같이 소형의 로켓을 게릴라 방식으로 쏘면 정찰위성으로 관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정찰위성 외에 정찰용 무인항공기, 레이더 등 각종 정찰자산을 유기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 달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군이 공개한 한국형 중고도 무인기(MUAV)가 대표적이다. MUAV는 100㎞ 밖의 원거리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전송하는 무인 항공기로, 고해상도 전자광학센서(EO/IR)·레이다센서(SAR)를 동시에 운용한다. 이같은 정찰자산을 통해 북한 군의 이상 조짐이 발견되면, 우리 군은 현재 실전배치된 KTSSM(한국형 전술지대지 미사일)이나 K-9 자주포 등을 활용해 북한 장사정포 갱도 진지를 무력화할 수 있다. 군은 300㎞ 이상 원거리에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KTSSM-Ⅱ도 2027년 11월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이스라엘 첨단 ‘아이언돔’ 뚫어
한국형 아이언돔 2026년까지 개발
北 장사정포 1만발 쏟아지면 방어 역부족
北軍 움직임 포착할 위성·레이더 활용을
'북한이 장사정포로 일제사격을 한다면 우리 군이 서울을 아이언돔으로 방어할 수 있을까.'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국내에서도 이같은 의문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당시 하마스는 짧은 시간에 로켓포 수천 발을 쏟아 부으며 이스라엘의 대공 요격 시스템 ‘아이언돔’을 뚫고 많은 인명 피해를 낳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기에 대한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는 'NO'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이 개발 중인 이른바 '한국형 아이언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의 실전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2026년 개발 예정인 LAMD가 실전 배치될 때까지 북한의 장사정포 요격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란 점에 동의하고 있다.
다만 정찰위성 등 우리 군의 정찰 자산이 개발 중에 있어, 북한의 기습 작전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그럼에도 '싸구려 아날로그 무기로 최첨단 방어무기를 뚫는 역설'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LAMD 실전 배치돼도 전 지역 방어 못해”
아이언돔은 2011년 이스라엘에서 가동되기 시작했다. 한 개 포대에 3~4개의 발사대가 있고, 각 발사대에는 최대 20개의 '타미르 미사일'이 장착돼 있다. 이스라엘이 전 국토에 배치한 포대가 10개인만큼 한번에 800발 가량의 요격 미사일을 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하마스가 공격을 감행한 지역에 포대 전부가 배치돼 있지 않아 수천여 발에 이른 로켓을 방어할 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아이언돔 요격 미사일의 가격은 한 발에 5000만원이 넘지만, 하마스 로켓 ‘까삼’은 약 80만 원선에 불과하다. 값싼 재래식 무기의 무차별 난타에 비싼 요격 미사일이 대응할 수 없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이에 따라 북한 역시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군의 첨단 미사일 요격체계에 대응할 전술을 개발할 힌트를 얻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이 단시간에 대량의 야포와 로켓포를 활용해 우리 군의 방어·요격 미사일을 대량으로 소모시킨 뒤, 다양한 장·단거리 미사일 공격을 할 경우 군이 대응하기 힘들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 군이 준비하고 있는 요격 무기는 LAMD다. 방위사업청의 '유도 무기체계 발전방향' 계획안에 따르면 LAMD는 마하 2~4로 날아오는 북한의 장사정포(구경 240㎜과 300㎜ 로켓)와 마하 4 이하의 탄도미사일의 요격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요격 미사일은 LIG넥스원이 개발한 해궁(함대공 미사일)을 변형해 개발되고, 발사차량 한 대당 32발까지 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더는 북한의 장사정포 및 방사포 등을 동시에 최대 100발 가량까지 탐지·식별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LAMD 개발 완료 시점 역시 기존 2029년에서 2026년으로 앞당겼지만, 실전 배치 이후에도 시간당 1만 발 이상을 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군 장사정포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2026년 LAMD가 개발 완료되도 실전배치까지는 또 수 년의 시간이 걸린다"며 "그 사이에 요격 무기가 마땅치 않아 북한의 공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군사 기고가인 최현호 밀리돔 대표는 "LAMD가 애초 국내 전 지역을 방어하는 게 아니라 중요 핵심시설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라며 "요격 미사일 단가를 최대한 낮춰 방어 지역을 넓힐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무인기·위성 등 정찰자산 유기적 결합해야
다만 현재 북한의 포 요격과 관련한 논의들이 다분히 우리 군의 정찰 자산을 과소 평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군은 군사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1·2호를 사용하고 있고,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5호'도 용도에 따라 정찰 목적의 사용이 가능하다.또 다음 달(11월)부터 발사되는 우리 군의 정찰위성은 장사정포 등 북한군의 움직임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군은 이른바 '425 사업'을 통해 내년까지 한반도 주변을 감시하는 정찰용 레이더 위성 4기와 광학위성 1기를 발사할 계획이다.
5기의 위성이 떠오르면 한반도 상공을 2시간에 한 번씩 감시할 수 있다. 군은 후속 사업으로 정찰위성 사이의 시간 간격을 메울 수 있는 초소형 위성 발사 계획도 갖고 있다. 국내 위성 방산업체 관계자는 "군과 국가정보원이 사용할 수 있는 위성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이번 이스라엘 사태와 같이 소형의 로켓을 게릴라 방식으로 쏘면 정찰위성으로 관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정찰위성 외에 정찰용 무인항공기, 레이더 등 각종 정찰자산을 유기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 달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군이 공개한 한국형 중고도 무인기(MUAV)가 대표적이다. MUAV는 100㎞ 밖의 원거리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전송하는 무인 항공기로, 고해상도 전자광학센서(EO/IR)·레이다센서(SAR)를 동시에 운용한다. 이같은 정찰자산을 통해 북한 군의 이상 조짐이 발견되면, 우리 군은 현재 실전배치된 KTSSM(한국형 전술지대지 미사일)이나 K-9 자주포 등을 활용해 북한 장사정포 갱도 진지를 무력화할 수 있다. 군은 300㎞ 이상 원거리에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KTSSM-Ⅱ도 2027년 11월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