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칼럼] 과점체제인 메모리반도체…상승 여력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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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외국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주식 시장에서 순매수 규모가 14조원이 넘었다. 지난 3년간 계속 주식을 순매도 한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속 내용을 보면 삼성전자만 12조원 가량 순매수했고, 나머지는 SK하이닉스 매수 자금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주식시장 전체를 매수하는 자산배분적인 자금이 아닌, K반도체 중심의 매수 자금이다. 바이 코리아(Buy Korea)가 아닌 바이 K반도체라는 말이다.
왜 외국인 투자자들은 15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K반도체 주식을 연초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매집하고 있을까?
일단 앞서 말한대로 자금의 성격이 패시브 자금 성격보다는 액티브 자금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 일부는 IT섹터를 추종하는 특정 산업의 스타일 펀드 자금이 추가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액티브 자금은 단기 모멘텀보다 중장기 실적 변화를 전망한 데 따른 투자자금이기 때문에, 큰 규모 자금의 매수가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메모리반도체의 역사는 미국→일본→한국으로 넘어왔기 때문에 수 십 년간 반도체 투자를 해왔던 해외 장기투자 펀드 전문가들이 이번 사이클이 바닥이 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새로운 투자 기회를 포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기업실적에 선행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예외적으로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다던지, 아니면 크게 밑돌 경우에는 후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복적인 산업 사이클을 가진 산업의 경우 산업의 흐름에 선행해 주가가 움직일 때가 많고, 이러한 사이클에 따라 투자하는 자금 역시 많은 편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중 D램의 경우 이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3개사가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사이클 산업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진폭이 더 적게 나타날 수 있어 사이클에 따른 투자의 성공률이 높을 수 있다. 그리고 과거보다 상승 사이클에서 훨씬 더 돈을 많이 벌고 있고, 수요의 사용처가 넓어지고 있다.
실제 ‘과점체제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르다’, ‘수요처가 과거보다 더 확대됐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필자 역시 과거보다 변동성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과 달리 변동성이 커진 배경은 낸드플래시의 상황이 복합적으로 겹쳤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과점 체제의 D램에 비해 낸드플래시는 여전히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M/S)이 30%대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지 4개 업체가 각각 10%대로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이다. 그리고 D램에 비해 기술 난이도 역시 상대적으로 낮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D램 시장의 과점 3사 모두 낸드플래시 분야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D램에서 실적이 부진해지면 낸드플래시에서 돈을 더 벌어야 하는 구조다. 낸드플래시 사업까지 악화되면 두 사업이 동시에 부진을 겪는 문제가 나타난다.
만일 낸드플래시도 D램처럼 과점산업이었다면 이번 사이클에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하락 폭이 좀 더 작게 나타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본다.
낸드플레시 분야의 경쟁 구도 재편 가능성도 업황 악화에 한 몫 했다. 최근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의 합병이 추진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낸드플레시 시장 점유율에 신경쓰고 있다. 합병이 이뤄지면 점유율이 삼성전자와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합병하는 두 회사의 고객사가 겹칠 가능성은 경쟁사들에 기회이다. 설비규모는 단순합산할 수 있지만, 중복되는 고객사의 물량에 대한 점유율을 경쟁사가 차지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최근 현금을 많이 소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순현금이 70조원 이상이다. 이번 사이클을 낸드플레시 경쟁구도를 정리할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적극적인 감산 및 설비투자 감축 노력이 맞물리면서 예상보다 큰 변동성을 보인 업황이 더 나빠지는 걸 막았다. 업황 부진의 기간도 줄였다. 유사한 시클리컬(경기순환) 업종 기업들이 경기둔화로 인해 실적 개선이 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조절 효과로 인해 최악의 시기를 먼저 벗어나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수요 회복에 대한 전망은 최근 경제 상황으로 볼 때 예측이 매우 어려운 부분으로 큰 개선이 없다고 가정한다. 공급은 주요 업체들의 감산으로 줄어들 예정이라는 걸 대부분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처가 될 수 있는 산업의 등장으로 인한 구조적 수요의 증가 혹은 동일 수요 제품에 대한 채용량 증가가 나타나면 업황 회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화두였던 AI용 GPU에 들어가는 HBM(고대역메모리) 제품이 새로 등장한 수요처다. 다만 이 제품은 전체 수요에서 아직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현재는 매우 미미하다. 하지만 전방산업의 새로운 수요처가 계속 생기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핵심은 동일 수요에 대한 채용량 증가다. 현재 PC 제품 내에서 D램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럼 동일 가격으로 D램 용량을 늘릴 수 있을 거다. 그리고 하반기 아이폰15 하이엔드 제품에서 D램 채용량이 늘어난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생산업체들 역시 D램 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낸드플래시 제품 역시 서버에 들어가는 제품 가격이 매우 낮아져 채용량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
과거에도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매우 낮아질 때는 채용량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게 재고 소진으로 이어지고, 재고가 매우 타이트한 상황에서는 수요가 조금 늘어나도 구매처가 다같이 매입을 하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으로 이어졌습니다.
현재는 글로벌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중이지만, 주요 업체들의 감산 효과가 3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나 재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채용량의 증가와 지연된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는 우호적인 환경이 연출될 수 있다. 공급과잉에서 수요초과로 바뀌는 시기가 하반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업체들이 투자를 대폭 줄여놨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공급자가 유리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런 산업구조가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부흥 속도가 늦어진 데 있다. 과점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주가는 실적이 최악인 시기의 6~9개월 전에 이미 최저점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고, 실적이 최고치를 찍는 시기의 9~12개월 전에 최고점을 기록한다는 걸 최근 주가 흐름에도 볼 수 있다. 지난 10월에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바닥을 형성했고, 연초 이후 반등세를 연출하면서 최근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보통 주가와 실적이 최악인 시기에는 경기순환주식들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많이 본다. 기업실적이 바닥을 통과했다는 기대감에 의해 초기 상승을 하고, 이후에는 PBR이 평균 수준까지 상승한다. 그리고 역대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오버슈팅을 보일 때도 있다.
아직까지는 삼성전자 기준으로 PBR이 반도체 업황의 평균 수준에는 못 미친다. 상승여력이 남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초기 상승이 가팔랐기 때문에 향후의 추가 상승은 속도가 느려지고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실적 추이를 상세히 지켜봐야 한다. 투자 기간도 조금 더 길게 봐야 한다.
다만 다른 산업과 비교해 볼 때 향후 방향성은 긍정적이다. 과점체제의 공급 및 투자 축소, 수요처의 확대 및 제품 채용량의 증가, 경쟁 국가의 위협이 여전히 낮은 점 등을 감안하면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고, PBR 지표 역시 과거보다 낮기 때문에 K반도체 투자는 여전히 유망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
'주식시장에서 알파 찾기'라는 주제로 글을 풀어나고자 한다. 2020년에서 2022년까지 코로나19 사태, 러우전쟁 및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경기의 전체 흐름에 따른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중요해 거시경제 변화에 따른 투자전략이 중요했다.이번에 알파를 찾아볼 분야는 K반도체 주식이다.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는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방향성의 투자보다는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알파를 찾는 아이디어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외국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주식 시장에서 순매수 규모가 14조원이 넘었다. 지난 3년간 계속 주식을 순매도 한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속 내용을 보면 삼성전자만 12조원 가량 순매수했고, 나머지는 SK하이닉스 매수 자금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주식시장 전체를 매수하는 자산배분적인 자금이 아닌, K반도체 중심의 매수 자금이다. 바이 코리아(Buy Korea)가 아닌 바이 K반도체라는 말이다.
왜 외국인 투자자들은 15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K반도체 주식을 연초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매집하고 있을까?
일단 앞서 말한대로 자금의 성격이 패시브 자금 성격보다는 액티브 자금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 일부는 IT섹터를 추종하는 특정 산업의 스타일 펀드 자금이 추가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액티브 자금은 단기 모멘텀보다 중장기 실적 변화를 전망한 데 따른 투자자금이기 때문에, 큰 규모 자금의 매수가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메모리반도체의 역사는 미국→일본→한국으로 넘어왔기 때문에 수 십 년간 반도체 투자를 해왔던 해외 장기투자 펀드 전문가들이 이번 사이클이 바닥이 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새로운 투자 기회를 포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기업실적에 선행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예외적으로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다던지, 아니면 크게 밑돌 경우에는 후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복적인 산업 사이클을 가진 산업의 경우 산업의 흐름에 선행해 주가가 움직일 때가 많고, 이러한 사이클에 따라 투자하는 자금 역시 많은 편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중 D램의 경우 이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3개사가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사이클 산업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진폭이 더 적게 나타날 수 있어 사이클에 따른 투자의 성공률이 높을 수 있다. 그리고 과거보다 상승 사이클에서 훨씬 더 돈을 많이 벌고 있고, 수요의 사용처가 넓어지고 있다.
D램·낸드플래시 동반 부진에 실적 악화 폭 커져
문제는 실적이 너무 심하게 악화됐다는 점이다. 40~50년만에 가장 심하다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이후 급격한 수요 둔화 등의 문제를 겪었다고 해도, 시장을 과점한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맥없이 추락했다.실제 ‘과점체제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르다’, ‘수요처가 과거보다 더 확대됐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필자 역시 과거보다 변동성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과 달리 변동성이 커진 배경은 낸드플래시의 상황이 복합적으로 겹쳤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과점 체제의 D램에 비해 낸드플래시는 여전히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M/S)이 30%대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지 4개 업체가 각각 10%대로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이다. 그리고 D램에 비해 기술 난이도 역시 상대적으로 낮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D램 시장의 과점 3사 모두 낸드플래시 분야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D램에서 실적이 부진해지면 낸드플래시에서 돈을 더 벌어야 하는 구조다. 낸드플래시 사업까지 악화되면 두 사업이 동시에 부진을 겪는 문제가 나타난다.
만일 낸드플래시도 D램처럼 과점산업이었다면 이번 사이클에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하락 폭이 좀 더 작게 나타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본다.
낸드플레시 분야의 경쟁 구도 재편 가능성도 업황 악화에 한 몫 했다. 최근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의 합병이 추진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낸드플레시 시장 점유율에 신경쓰고 있다. 합병이 이뤄지면 점유율이 삼성전자와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합병하는 두 회사의 고객사가 겹칠 가능성은 경쟁사들에 기회이다. 설비규모는 단순합산할 수 있지만, 중복되는 고객사의 물량에 대한 점유율을 경쟁사가 차지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최근 현금을 많이 소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순현금이 70조원 이상이다. 이번 사이클을 낸드플레시 경쟁구도를 정리할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적극적인 감산 및 설비투자 감축 노력이 맞물리면서 예상보다 큰 변동성을 보인 업황이 더 나빠지는 걸 막았다. 업황 부진의 기간도 줄였다. 유사한 시클리컬(경기순환) 업종 기업들이 경기둔화로 인해 실적 개선이 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조절 효과로 인해 최악의 시기를 먼저 벗어나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다.
메모리 공급 부족 가능성…반도체주 상승 여력 남아 있어
그럼 연초 이후 주가가 많이 오른 K반도체 주식이 향후에도 투자에 유망한지에 대해 생각봐야 한다. 특정 업종의 투자 예상이라는 측면에서 향후 경기 변수에 따라 빗나갈 수 있다. 다만 과거 시기 상황과 현재 변화된 모습 등을 고려해 판단해보겠다.수요 회복에 대한 전망은 최근 경제 상황으로 볼 때 예측이 매우 어려운 부분으로 큰 개선이 없다고 가정한다. 공급은 주요 업체들의 감산으로 줄어들 예정이라는 걸 대부분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처가 될 수 있는 산업의 등장으로 인한 구조적 수요의 증가 혹은 동일 수요 제품에 대한 채용량 증가가 나타나면 업황 회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화두였던 AI용 GPU에 들어가는 HBM(고대역메모리) 제품이 새로 등장한 수요처다. 다만 이 제품은 전체 수요에서 아직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현재는 매우 미미하다. 하지만 전방산업의 새로운 수요처가 계속 생기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핵심은 동일 수요에 대한 채용량 증가다. 현재 PC 제품 내에서 D램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럼 동일 가격으로 D램 용량을 늘릴 수 있을 거다. 그리고 하반기 아이폰15 하이엔드 제품에서 D램 채용량이 늘어난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생산업체들 역시 D램 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낸드플래시 제품 역시 서버에 들어가는 제품 가격이 매우 낮아져 채용량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
과거에도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매우 낮아질 때는 채용량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게 재고 소진으로 이어지고, 재고가 매우 타이트한 상황에서는 수요가 조금 늘어나도 구매처가 다같이 매입을 하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으로 이어졌습니다.
현재는 글로벌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중이지만, 주요 업체들의 감산 효과가 3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나 재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채용량의 증가와 지연된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는 우호적인 환경이 연출될 수 있다. 공급과잉에서 수요초과로 바뀌는 시기가 하반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업체들이 투자를 대폭 줄여놨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공급자가 유리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런 산업구조가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부흥 속도가 늦어진 데 있다. 과점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주가는 실적이 최악인 시기의 6~9개월 전에 이미 최저점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고, 실적이 최고치를 찍는 시기의 9~12개월 전에 최고점을 기록한다는 걸 최근 주가 흐름에도 볼 수 있다. 지난 10월에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바닥을 형성했고, 연초 이후 반등세를 연출하면서 최근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보통 주가와 실적이 최악인 시기에는 경기순환주식들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많이 본다. 기업실적이 바닥을 통과했다는 기대감에 의해 초기 상승을 하고, 이후에는 PBR이 평균 수준까지 상승한다. 그리고 역대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오버슈팅을 보일 때도 있다.
아직까지는 삼성전자 기준으로 PBR이 반도체 업황의 평균 수준에는 못 미친다. 상승여력이 남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초기 상승이 가팔랐기 때문에 향후의 추가 상승은 속도가 느려지고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실적 추이를 상세히 지켜봐야 한다. 투자 기간도 조금 더 길게 봐야 한다.
다만 다른 산업과 비교해 볼 때 향후 방향성은 긍정적이다. 과점체제의 공급 및 투자 축소, 수요처의 확대 및 제품 채용량의 증가, 경쟁 국가의 위협이 여전히 낮은 점 등을 감안하면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고, PBR 지표 역시 과거보다 낮기 때문에 K반도체 투자는 여전히 유망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